진승현 한의사·한의학자문위원

소화불량은 우리나라 인구의 10%가 호소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말 그대로 소화가 안 되서 불편감을 느끼는 것인데 크게는 두 가지 증상으로 나눠볼 수 있다.

바로 '더부룩형(식후불편증후군)' 과 '속쓰림형(명치복통증후군)'이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많은 환자분이 이 둘 중 한 가지를 콕 집어서 얘기하는 경우가 많다. "식후에 속이 더부룩해서 답답해요" 혹은 " 뭐 먹으면 자꾸 속이 쓰려서 힘들어요" 이런 식이다. 우리나라는 더부룩형이 훨씬 많다. 소화불량 환자 4명중 3명은 이 유형이다. 특히 제주도가 이 유형의 환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더부룩형은 식사를 빨리 하고 과식하는 사람에게 자주 발생한다.

우리 한의원에 비만클리닉 환자 중 상당수가 더부룩형의 소화불량을 호소한다. 비만환자는 소화력이 좋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고 항상 위의 연동운동저하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한다. 이는 과식과 식사를 빨리 하는 습관에서 오는 증상이다. 반면 서양에서는 주로 속쓰림형의 소화불량을 자주 호소한다.

이는 기름진 음식을 먹어서 위산이 과다분비된 결과로 발생하는 위통증이다. 우리나라가 식습관이 서구화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기름진 음식보다는 맵고 짠 음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런 음식들은 식욕을 올리기 때문에 허겁지겁 먹게 하는 경향이 있기도 하다. 결국 이는 과식으로 이어지고 식후에 속이 더부룩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호흡기 증상이 아닌 이상 많은 병은 먹어서 병이 온다. 그만큼 위의 소화능력은 건강에 굉장히 중요하다. 소화불량으로 고통 받고 있다면 나의 식습관을 먼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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