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제주 일시휴직자 1만5000명 한달 사이 5000명 늘어나
60대 이상 제외하고 줄감소…무급가족종사자까지 '집으로'

코로나19 여파에 제주 고용시장이 말도 안 되게 흔들렸다. 취업자수가 한달 사이 9000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경기·심리에 민감한 관광업 타격은 물론 소비 둔화에 '외출 자제' 일격에 주요 상권에 찬바람이 불며 '잠시 쉰다'는 사람이 늘고, 일하는 시간은 줄었다. 심지어 제주 확진자 발생 전 상황이라는 점이 걱정을 키웠다.

△ 사드 때보다 반영 속도 빨라

11일 호남지방통계청의 고용 동향에 따르면 2월 제주 지역 일시 휴직자는 1만5000명으로 전달 1만1000명에 비해 4000명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5000명 늘었다. 계절적 영향을 제외할 때 코로나19 변수 말고는 증가 이유를 설명하기 힘들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 때보다 반영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우려를 샀다. 중국의 한한령(2017년 3월~) 여파로 2017년 8월 일시휴직자가 1만3000명으로 전달 대비 4000명 정도 늘어났었다. 2017년에만 중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230만명 줄어들며 2018년 2월 제주 일시휴직자는 2만1000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줄잡아 6개월 이상의 시간차가 있었지만 이번은 단 한 달 사이 '쉰다'는 사람이 늘어나며 파장 정도를 가늠케 했다.

일시휴직만 늘어난 게 아니라 일하는 시간 자체도 줄었다. 휴업 증가 여파다.

2월 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38.3시간으로 전달 39.7시간과 비교해 1.4시간 줄었다. 지난해 12월은 40.6시간, 지난해 2월도 39.3시간이었다.

1~17시간 근무자가 3만5000명으로 전달에 비해 1000명 정도, 18~35시간 근무자는 6만2000명으로 1월 5만7000명보다 5000명 가까이 늘었다.

'52시간 근무제 확산'으로 지난해 말 23만명까지 증가했던 36~52시간 근무자는 2월 21만3000명까지 줄었다. 1월 53시간 이상 일하던 6만8000명 중 1만2000명 정도가 '덜 일하는'상황이 됐다.

△ '젊을수록'영향 위기감 고조 

코로나19 여파로 도·소매업과 숙박, 음식점 등이 흔들린 영향이 컸다. 청년들의 고충이 상대적으로 컸다.

다른 분야에서는 큰 변동이 없지만 관련 종사자는 1월 9만3000명에서 2월 8만6000명으로 7000명 정도 일을 잃었다. 1년 전과 비교해도 4000명 정도 줄었다.

서비스 종사자가 2000명(1월 6만2000명→2월 6만명) 정도 출근을 하지 않았고, 단순 노무자는 1월 6만7000명에서 2월 6만1000명으로 6000명 가까이 실업 상태가 됐다.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도 2월에만 각각 3000명씩 실직했다.

무급가족종사자까지 집으로 돌려보내는 상황이었다. 1월 2만7000명 정도가 가게 운영 등을 위해 손을 빌려줬지만 2월에는 이중 4000명이 집을 지켰다. 사회적 거리 유지를 위해 개학 등이 미뤄진 탓이다. 비경제활동인구가 2월 17만2000명으로 전달에 비해 1만명 늘어난 가운데 육아(1000명), 가사(4000명)를 이유로 취업을 포기한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령별로 농업 등 1차산업과 공공일자리 비중이 높은 60대 이상은 '현상 유지'했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버티지 못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나 2017년 사드 여파에도 오히려 증가했던 20대 취업자가 4만1000명으로 전달에 비해 3000명 정도 줄었다. 1년 전 4만6000명과 비교하면 5000명 정도가 적다. 30대도 사정은 비슷했다. 상대적으로 관광 등 비제조업 취업자가 많다보니 2월 중 2000명 정도가 취업 시장을 이탈했다. 지난해 2월에는 7만 2000명이 고용 상태였다. 자영업 의존이 높은 40·50대도 3000명 정도가 고정 수입을 잃었다.

이같은 수치는 제주 확진자 발생 전(2월 9~15일) 상황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공공 일자리 축소 및 중단,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등 경영 악화 상황이 추가로 반영되면 숫자상 충격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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