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1000원이면 끝?

방학숙제도 사고 파는 시대다. 개학을 앞두고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로부터 건당 500∼1000원을 받고 복잡한 숙제를 해결해주는 인터넷사이트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물론 방학숙제 도우미 사이트 가운데 해답을 바로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와 어린이가 원하는 자료와 방법을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사이트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이트는 학년별 관찰일기와 독후감, 심지어 조부모께 보내는 편지까지 건당 500∼1000원을 받고 다운로드를 해주는 등 상행위가 극성을 부려 부작용을 낳고 있다.

건전한 방학숙제 사이트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유익한 측면이 있지만 일부 사이트는 오히려 자녀의 창의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실시간 휴대전화 결제시스템까지 갖춘 인터넷 숙제대행 사이트에는 ‘어떤 숙제든지 정성껏 해드려요. 가격은 메일로 조정’이라는 내용의 광고는 물론 ‘중1 수준에 맞게 그리스 로마신화 독후감을 써주세요’라는 내용의 주문 게시물이 버젓이 올라 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김모씨(42·제주시 삼도2동)는 최근 한 유료 사이트에서 신용카드로 2만원을 결재하고 독후감 예문 40개를 다운받은 뒤 이를 편집해 아들의 방학숙제를 해결했다.

게다가 관련 자료를 정형화된 양식에 맞춰 올리면 건당 500원을 주는 사이트도 있다. 이로인해 ‘물질만능주의와 천편일률적인 숙제문화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마저 일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에대해 “당장 편하려고 하는 일이겠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숙제를 사주는 것은 아이들 사이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숙제를 통해 성취감과 독립심을 키워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