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북단 홋카이도 삿포로 작가들이 한국의 남단 제주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갤러리 제주아트(관장 권영이) 기획전으로 23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제주·홋카이도 미술교류전 <섬에서 섬으로>-오타키 겐지·사사키 도루씨 2인전’이 그것. 이번 미술교류전에 참가한 두 작가는 이미 한국 작가들과 미술 교류로 교분이 두터운 삿포로의 중견 미술인이다. 이 중 사사키 도루는 지난 91년 제주에서 가진 <섬에서 섬으로> 전에도 참가한 바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오타키 도루는 검정 톤의 알루미늄 도료를 사용해 강한 터치로 조개 이미지를 그린 ‘가공되기 전의 조개들’을 선보인다. 자연물이 갖는 추상적 형태를 면 분할을 통해 공간을 채워낸 이 작품은 ‘가공된 자연물은 완전하지 않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해주면서도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사사키 도루는 현대의 복잡한 문명의 이기에 짓눌리는 자연과 인간의 소외를 역설적으로 고발한 ‘365일’을 내건다. 우리에rps 다소 생소한 복사미술에 관심을 두고 판화와 함께 실험성 짙은 작품을 하는 작가로 유명한 사사키 도루는 빛 바랜 사진, 시계, 가위, 동물과 식물의 이미지를 콜라주 기법으로 중첩, 강렬한 인상을 준다.

 ‘<섬에서 섬으로>’는 제주작가 고길천씨와 일본 홋카이도 작가 가스미 야자키의 교분이 바탕이 된 미술교류전으로 지난 91년 제주에서 판화작업을 하는 작가 7명과 광주 작가 10명, 홋카이도 작가 10명이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처음 교류전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이듬해 홋카이도에서 제주작가 8명의 판화교류전과 김재경씨 개인전을 가진 후 한동안 교류가 뜸하다 94년 고길천씨의 삿포로전으로 부활, 오늘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제주작가로는 97년 홍진숙·정윤광(판화), 99년 김연숙(판화), 2001년 허민자(도예)·박성진(서양화)씨가 삿포로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전시개막 오늘 오후 6시. 문의=757-7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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