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규 제주대 교수·논설위원

2020년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불안과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3월 중순 현재 감염자가 7000명을 넘기면서 점점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외국에서 발생한 감염병으로 인식되었으나, 감염군이 발견되면서 지역 감염으로 전환된 것으로 판단되면서, 우리 일상의 사회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경제적인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형편이다. 2002년 '사스',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우리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감염병인 것이다. 다행히 우리 정부와 국민의 현명하고 신속한 대처로 진정 기미를 보이는 것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은 언제라고 우리에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히 인식하고, 보다 체계적인 지역 및 국가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감영병은 원인균에 대한 확인과 이에 대응하는 백신 등을 신속하게 만드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인 만큼, 이에 대한 연구개발 체계를 확고히 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볼 수 있는 사례가 있어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중국 '사스의 영웅'으로 불리는 호흡기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각종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연구하기 위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연합 실험실'을 꾸리고 세 가지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고위험군 스크리닝 체계'다. '골든타임'에 고위험군을 찾아내기 위해 폐렴, 독감, 수족구 등 유행성 질병과 호흡기 질병을 보유한 이들에 대해 온라인 스크리닝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전국의 고위험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빅데이터와 분석 및 추출 시스템이 구축된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 질병 스크리닝' 체계 구축이다. 질병의 스크리닝과 진단을 위해 기존 의학에서는 폐 부위 CT 검진으로 생성된 영상을 의사들이 육안으로 일일이 살펴봐야하기 때문에 진단에 많은 시간이 소모된다. 이런 문제점을 미리 검진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이 완료된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육안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정확하게 조기 진단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전국적 질병 보고 및 예측/경보 시스템 구축'이다. 향후 유행성 질병이 도래하기 전에 대비하는 차원이다. 실험실에서는 인공지능 보조 임상 의사결정 기술을 이용해 전국적인 질병 보고 및 예측 및 경보 시스템을 만들어, 임상 진료 솔루션 의사결정, 환자 방문 및 상담 관리, 진료 효과 평가 및 예후 평가 정보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유행성 감염병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지휘로 중국 인공지능 기업 메그비(MEGVII)가 인공지능 체온 측정 시스템, 그리고 공급망 협력업체들을 위한 사물인터넷 솔루션 등을 만든다. 예를 들면 효과적으로 체온을 측정하기 위한 근거리 접촉 방식 등을 개선하기 위해 얼굴인식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한다. 이런 인공지능 체온 측정 솔루션을 통해 광학 체온 측정 기술과 인공지능을 결합하면 정확한 측정과 발열인 정보 연동에 자동 예측이 동시에 가능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고속 통신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위의 사례와 같은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의료에 관련된 데이터를 사용하는데 제약이 되는 법과 제도가 아직 우리에게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비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올해 초에 통과한 '데이터 3법'의 실적인 활용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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