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동부소방서 소방장 김성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결국, '정(情)'이라는 마음으로 귀결된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정을 뿌리까지 흔드는 '코로나 19'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에서 알린 자가격리환자 생활 수칙으로는 외출 금지, 독립된 공간에서 혼자 생활하기, 가족 또는 동거인과 대화 등 접촉하지 않기, 개인물품 사용하기 등이 있다. 즉,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것이다. '자가 격리' '접촉하지 않기' 등은 함께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에게는 이질적인 말이다. 얼마 전, 직장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는데 자기만 마스크를 쓰자니 민망하고 눈치가 보였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너무 안타까웠다. 

지금은 달라져야 한다.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사회적으로 단호하게 거리를 두어야 할 때다. 

'정'이라는 것은 꼭 손을 마주 잡고 살을 맞대고 함께 부대껴야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마스크가 '금스크'라고 하는 지금, 차곡차곡 모아 둔 자신의 마스크를 기부하는 사람들이 있는, 우리는 이미 넘치는 정이 있는 나라이다. 함께하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전화나 문자 메시지로 안부를 전하자. 보고 싶고 그리운 마음이 깊어진다면 다시 만날 때 반가움은 배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 학교 개학을 앞둔 내달 5일까지 종교활동, 모임과 외출 등은 삼가고, 2m 건강 거리 두기 등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전국민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뭉칠 때 더 강한 힘을 낸다. 이번에는 손을 잡지 말고 마음을 잡는다면 삭막하게 느껴지는 코로나 19의 지금 상황을 '그땐 그랬지'라며 추억으로 곱씹을 날이 금방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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