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도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장

1973년 지방소방공무원법이 제정된 이래 47년 만인 4월 1일부터 모든 소방공무원이 국가직 공무원으로 전환된다. 

지난해 11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소방공무원법 등 소방 국가직 전환과 관련된 6개 법안이 통과되어 재난환경에 적합한 소방 조직 체제를 완비할 수 있게 된 것은 시대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한 매우 큰 결실이다.

과거 전통적인 재난과 사고는 대부분 예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안전환경이 광역화에 따라 눈에 보이지도 않고 예측하기도 어려운 위험요인이 증가하고 있다.

제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연간 관광객 수가 1500만명을 넘어서고 차량도 급증하고 있다. 또한, 급속한 도시화로 도민이 안전에 대한 우려와 함께 많은 재난 대응과제가 생겨나고 있으며, 더욱 어려워진 재난환경은 소방의 역할을 더욱 요구하고 있다. 

지역편차 소방서비스 품질 영향

소방업무는 과거 화재, 구조, 구급에 국한되었던 것이 도시화에 따른 복합 대형화재,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험 등이 광범위해지고 국가적 재난대응 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이며, 도민 생활과 직접적인 생활안전서비스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 과거 5년 전에 비해 소방활동은 20%나 껑충 뛰었고, 지금도 하루 2분에 한 번꼴로 119접수벨이 울리며 쉼 없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은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 최전선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처럼 소방은 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도민과 호흡하며 성장해 가고 있다. 

하지만, 갈수록 소방수요가 많아지고 재난환경 변화는 빨라지는 반면, 지금까지 소방이 지방자치사무라는 이유에서 투자와 관심이 부족해 지역별 격차가 발생되어 왔다. 

특히, 대형사고가 일어나면 그때만 관심을 갖는 땜질식 대응으로 꾸준한 투자와 관심이 필요한 업무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인력, 장비 등 근무여건이 열악했다. 이러한 지역적 편차는 결국 지역주민의 소방서비스 품질에도 영향을 줘 안전을 동등하게 보장받아할 권리를 만족시키지 못했으며,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전국적으로 순직하거나 다치는 소방관이 꾸준히 발생하여 처우개선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요구되어 왔다.

동일한 안전서비스 기본적 권리

소방 국가직화는 제주도민과 관광객이 어디를 가도 전국적으로 동일한 수준의 안전서비스를 받는 것으로 기본적 권리를 보호하자는 데에 있다. 확실한 재정지원과 시스템 정비를 통해 인력과 장비를 획기적으로 보강하고 일원화된 조직체계 아래 지방간 재정격차가 국민에 대한 안전서비스 수준차로 이어지던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핵심이다.

국가직화를 맞아 우선 견고한 조직체계를 위해 제주에 현장 부족인력 400여명이 2022년까지 충원되어 소방력을 더하고 헬기 등 소방장비는 중앙단위에서 통합 관리되어 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진다. 

또한, 소방특별회계 법령이 시행되는 '21년부터 소방재원의 안정적 확보의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그리고 대형재난 시 광역대응에서 국가 단위 총력대응체계 전환으로 시도경계를 초월한 공동대응체계가 실현되어 신속한 수습이 가능하게 된다.

한편, 빅데이터, IOT기술 등 4차 산업기술을 접목시켜 소방안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과학기반의 예방정책도 추진된다. 소방본부는 도지사 직속부서로 격상됨에 따라 기능이 더욱 강화되며, 소방수련원 건립, 순직·공상자 예우 강화 등 소방공무원 자긍심 고취와 처우개선을 위한 획기적 정책이 확대된다.

이러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국가직 소방'이라는 역사적 순간을 맞아 1200여명의 제주소방은 도민들이 적극 지지해준 국가직화에 빨리 적응하여 365일 살아있는 더욱 견고한 재난대응 조직으로 나아갈 것이다. 중앙과 협력하고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면서 도민 안전에 빈틈이 없도록 신발 끈을 다시 당겨 매어 제주의 안전도를 한층 더 높이고, 수준 높은 소방서비스로 보답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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