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농림어업조사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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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포기 30대 늘면서 동반 자녀 등 공동화 가속화
호리병형 구조 심화…전반적인 농가 소득 감소 영향

제주 농업을 지지할 힘이 빠지고 있다. 제주로 열풍을 주도했던 귀농·귀촌 흐름이 주춤하는 사이 기둥 역할을 기대했던 30대 이탈에 속도가 붙었다. 이른바 호리병형 인구 구조 심화에 따른 농업 경쟁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16일 통계청의 2019년 농림어업조사 결과로 본 제주 농업의 현실이다.

△ 일손 놓은 고령농 만큼 30대도 떠나

제주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가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만1111가구로 1년 전(3만1208가구)에 비해 0.3% 감소했다. 전년 -3.1% 보다 감소폭이 줄었다.

전국 평균 감소율(-1.3%)보다 사정은 나았다. 전국적으로 세종(1.5%)과 대전(0.8%)만 농가수가 증가했다. 서울만 8.9% 감소하는 등 도시화 경향이 뚜렷했다.

농지이용 특별실태조사 시행으로 무늬만 농업인을 가려냈던 2015년(전년 대비 -12.9%)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농가인구(8만3133명)는 전년(8만2751명) 대비 0.5% 늘어나는 등 2010년 이후 첫 증가를 기록했다.

고령화로 인한 농업 포기가 꾸준한 가운데 겸업을 통한 40·50대 유지와 20대 진입이 늘어난 영향을 봤다.

지난해 도내 농가 인구 중 70세 이상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년에 비해 70대 초반이 542명·7.1% 늘어났지만 70대 후반과 80대 이상은 전년 대비 각각 4.8%,4.4% 줄었다. 60대 후반도 1년 전보다 7.7% 줄어드는 등 연령대 이동과 농업 포기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됐다. 65세 이상만 1년 사이 574명이 농업 현장을 떠났다.

20대 농가 인구는 지난해만 전년 대비 865명 늘어났다. 2018년만 226명이 줄어든 것과는 양상이 달라졌다.

40대와 50대는 각각 12.1%,17.7% 등 전체 농가 인구 대비 비율을 유지했다.

30대는 달랐다. 5%대 비율은 고수했지만 2018년 4881명에서 지난해 4383명으로 500명 가까이 이탈했다.

△ '3000만원 이상 벌었다' 비중 뚝

연령대별로 30대 감소율은 19.7%나 됐다. 전년 -28.4%에 비해서는 둔화했지만 농촌을 떠나는 상황을 막지 못했다. 10대 이하도 동반 감소하며 농촌 공동화를 부채질 했다.

농업에 기대 미래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불안심리가 작동했다는 분석이다.

땅을 일궈 생계를 유지한지 20년이 넘은 농가가 전체 69%(2만1468농가)나 됐다. 5년 미만은 1071농가로 전년(929농가)보다 15.3% 늘었다. 15년 이상 농사를 짓고 있다는 농가가 2021농가로 전년 1773농가에 비해 14.0% 증가했지만 10~15년 땅을 지키던 농가 중 105농가(6.0%)가 농업을 접었다.

5~10년 농사를 짓고 있는 농가가 3322명으로 전년(22.5%)에 이어 증가세(4.5%)를 유지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농업 소득 감소 영향이 컸다.

전체 농가 중 지역 근로자 1인당 급여 총액(2018년 3006만459원)이상 수익을 올린 농가는 6350농가로 전체 20.4%에 그쳤다. 전년 28.3%보다 비중이 줄었다.

전반적으로 판매 수익이 없다고 답한 농가가 1825농가로 전년 1298농가에 비해 41.7%나 늘었다. 한달 10만원 수입도 올리지 못한 농가도 1027농가로 전년(546농가) 갑절 수준으로 증가했다. 1000만원 이상 수입이 있었다는 농가가 1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전반적으로 5000만원 이상~5억 이하 등 '농사 좀 짓는다'는 농가들의 부진이 컸다. 

돼지 등 축산농가가 2018년만 전년 대비 3.9% 늘어났다가 지난해 2.3% 줄어들었는가 하면 조수입이 가장 높은 감귤 농가가 2017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간 상황 모두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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