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취재 1팀 기자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 황금연휴 기간이 종료됐다.

석가탄신일인 지난달 30일부터 어린이날인 이달 5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애초 예상보다 2만여명 많은 20만명으로 집계됐다. 

2차 감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지만 바닥을 모르고 추락한 제주경제에는 그야말로 '단비'가 됐다. 

정부는 6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 방역)로 전환했다. 

1일 1명에서 수백, 수천명까지 가파르게 증가하던 확진자가 10명 내외를 기록, 진정세를 보이는 등 방역 당국과 국민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다.

이와는 역설적으로 황금연휴 기간 관광객이 대거 발길 한 제주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한다. 

'방역'과 '경제'를 사이에 두고 웃지도 울지도 못한 제주의 고민은 황금연휴로 더욱더 깊어졌다.

사실 제주의 딜레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관광객 증가로 인해 한계에 달한 환경수용 능력과 경제 활성화 중 어떤 가치에 무게를 둘 것인지 고민은 지속해서 이어져 왔다.  

풀리지 않는 난제인 '개발'과 '환경보호'도 같은 맥락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해답으로 '공존'을 외쳐왔다. 제주는 어떤이에게 잠시 숨을 돌리러 찾는 관광지이기 이전에 누군가에게 치열한 일상을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황금연휴는 공존이라는 가치를 얼마나 중시했는지 도 방역 당국과 도민, 관광객 모두를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렸다.

생활방역 전환, 등교 재개와 맞물린 앞으로 2주 동안 제주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그 시험 결과를 확인하는 성적표가 될 것이다. 

제주의 고민은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백신이 나오지 않는 한 당장 다가올 여름 성수기부터 코로나19 종식 후 찾아 올 또 다른 감염병까지 계속될 것이다.

이번 황금연휴가 각자 잇속만 챙긴 이기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성적표가 될지, 공존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제주 미래를 그릴 이정표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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