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생 취재2팀장·부국장

코로나19로 인한 우리의 삶은 이전과 이후가 크게  바뀐 세상이다. 주변을 둘러봐도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된 이후 코로나19 전과 후는 확연하게 달려졌다. 해외여행이 급격하게 줄었고 모임 자체가 완전 차단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 무관중 스포츠 경기가 본격화 됐다.

지난달 14일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바로 '언택트(Untact)' 비대면이다. 우리 사회가 본격적인 언택트 시대에 들어섰다는 이야기다. 지난 2017년 무렵 등장한 이 단어는 이때가지만 해도 인간관계 속에 스트레스를 기피하는 1인 가구와 밀레니엄 시대의 특성 중 하나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 '언택트 시대'를 현실로 이끌어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가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서 우리 삶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 예측했다.

언택트 시대의 도래로 '스마트 홈의 세계'인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지며 야외활동은 줄고 집에서 하는 운동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언택트 시대는 집의 밥상의 문화까지 바꿔놓을 것이다. 홈밥(home+밥) 문화가 확산돼 1인 가구의 등장으로 배달음식 시장은 더욱 확장될 것이고 패션업계도 외출복보다는 홈패션 트렌드가 강세를 보일 것이다.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미국 ABC뉴스에 출연해 우리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소개한 가운데 고교 3학년 등교 시행과 관련 "한국 정부는 당초 개학 시기인 3월보다 80여일 지나 등교 개학을 실시했다. 우리는 학생과 학교에 대한 필요한 위생 조치들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점검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정착됐는지 확인하는 한편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대응 규칙들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특히 강 장관은 앵커의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해 감시를 진행해왔다는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에 대해 "코로나19 추적에 대해 감시라는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자를 최대한 일찍 찾아내고 격리해 나머지 사회 구성원들의 이동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는 추적조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학기 등교수업이 80여일 늦어지면서 9월 가을학기제 도입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중등교육법시행령 제44조(학기)에는 '학교의 학기는 매학년도를 두 학기로 나누되, 제1학기는 3월 1일부터 학교의 수업일수·휴업일 및 교육과정 운영을 고려하여 학교의 장이 정한 날까지, 제2학기는 제1학기 종료일 다음 날부터 다음 해 2월 말일까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19일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1학기를 제대로 못 마친다면 1학기를 2학기까지, 긴 1학기를 해서 학생들에게 학습에 결손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만일에 대비해 플랜B로 9월 학기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선 지난 14일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도 같은 프로그램에서 "학사일정으로 따지면 1학기의 절반 이상이 지났다. '안 그래도 국제적으로 9월 학기제가 보편적인데 이 참에 우리도 9월 학기제로 변경을 하자' 이런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며 "지금 학사일정이 파행되고 있다. 9월 신학기제를 도입할 적기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우리 인간의 생체리듬이 아침에 눈 떠서 밤에 자는 거고 봄이 시작되면 한 해를 준비해서 가을이 되면 수확을 하는 건데 가을에 수확을 준비하려고 했더니 새로 시작하라고 하면 이게 문제가 되는 거다"고 말했다. 사실 전세계 OECD국가 중 3월과 4월 학기제는 한국과 일본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휴교가 장기화 되고 있는 일본이 9월 학기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9월 학기제 논쟁은 사회적 공감대와 공론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9월 학기제 논란으로 가장 당혹스러운 건 그 누구도 아닌 '학생과 학부모'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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