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정 제주국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논설위원

코로나19 초기 비대면의 답답함은 숨이 막힐듯한 괴로움이었지만, 4차산업혁명 시기와 맞물리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지혜가 모이고 변화에 적응이 빨라지면서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단계에 이르렀다. 더 이상 두고 보거나, 포기할 수 없는 분야에서부터 기존과 다른 방식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다.

자신의 집에서 혼자 비대면으로 공연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방구석 콘서트 프로그램이 등장하더니, 최근 방탄소년단(BTS)은 온라인으로 펼쳐진 유료 공연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전 세계 107개 지역에서 온라인 라이브로 실시간 중계된 공연에서는 약 250억원 이상의 수익이 창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이 단체로 모여야만 가능하다고 여겨왔던 영역들이 이처럼 파괴되기에 이르면서 점차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카페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제공됐던 드라이브스루 판매가 수산물이나 농산물 판매에도 사용되더니 급기야 코로나19 검사에 이용되고, 심지어 해외에서는 드라이브스루 결혼식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갑자기 행동변화를 크게 요구하는 새로운 방식에 저항이 컸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경험하지 못했던 행동양식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멀리해야 한다는 재앙같은 상황도 적응하며 견뎌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이 마련되고 있음은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인간이 자연생태계를 침범한 댓가라는데 공감하면서 생태계를 지켜야 한다는 공유가치가 전 세계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음은 다행이다. 

특히 사람과 사람을, 사람과 사물을 인공지능과 가상공간으로 연결시키는 기술이 핵심인 4차산업혁명은 비대면 접촉으로 인해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온라인에서 연결고리를 찾아가고 있다. 

현금을 사용할 때 바이러스에 대한 전파를 우려해서 카드나 모바일 결제를 선호하고, 코로나19로 생긴 우울감을 명상앱으로 달래며 갑작스러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다. 집에서 PT까지 받을 수 있는 홈트레이닝앱으로 여전히 자신을 관리하고자 하며, 서로 피해를 주고받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즐기기 위한 캠핑이나 아웃도어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도 생겼다.

한편,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매체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오디오를 통한 콘텐츠들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집에서 일 할 때 귀로는 정보를 듣고 싶어하거나, 카톡을 하면서 동시에 소리로라도 음악이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유명 유튜버들과 연예인들이 벌써 오디오 시장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심지어 동영상 플랫폼인 넷플릭스도 오디오 콘텐츠 시장에 진입했다니 더욱 크게 확장될 것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무용 가구들이 집으로 많이 주문되는가 하면, '집'이라는 단어의 검색량이 급격히 많아지면서 집의 인테리어나 가구당 생활면적 등에서도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마음을 서로 나누며 살아가는 존재다. 물론 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도 가능하지만 그 조차도 이전에 서로 대면으로 살피며 나누던 마음이 축적되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코로나19가 오히려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불과 몇 개월 사이에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이러한 시기의 생존전략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선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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