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 사냥-4·3 사라지지않는 치욕의 역사’란 부제가 달릴 정도로 제주도가 안고 있는 슬픔의 흔적을 조명한 영화 「레드헌트Ⅰ」이 ‘2000 광주비엔날레’에 참가한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최근 광주비엔날레 행사기간동안 방영될 ‘영상’부문의 세부 프로그램과 상영작품 등 100여편을 확정 발표했다.

 ‘영상’부문은 2000광주비엔날레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틀’.‘상처’를 큰 주제로 △상영-보고 읽고 생각하기 △우리 이야기를 들어보소 △웹아트-가상의 진실 △광주에서 25시간 △강좌-영상으로 세상 읽기 등 5개 프로그램으로 짜여진다.

 「레드헌트Ⅰ」은 ‘상영-보고 읽고 생각하기’를 통해 참가자들과 만난다.상계동 철거민의 삶을 다룬 「상계동 올림픽」 등 다큐멘터리 49편과 애니메이션 52편이 「레드헌트Ⅰ」과 함께 사회·인권·환경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나선다.

 ‘우리 이야기를 들어보소’에는 광주 참교육학부모회와 목포 삼학도복원화추진위원회 등 광주·전남 지역 10개 단체가 직접 제작한 지역현안을 담은 다큐멘터리로 꾸려진다.웹아트 부문에서는 미국 작가 샤론 다니엘과 서울대 심철웅교수 등 7명의 작가들이 참가,인터넷과 CD롬 등을 이용한 ‘전자 전시회’를 마련한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레드헌트Ⅰ」의 영상부문 참가는 이번 2000 광주비엔날레의 주제인 ‘人(인간성·인권)+間(역사성·공간성)’과 영상행사의 주제인 ‘상처’에 부합된다는 평가 아래 결정된 것이다”고 말했다.오는 29일부터 6월7일까지 중외공원 대강당과 광주 예술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레드헌트」는 1992년 북제주군 구좌읍에 있는 다랑쉬굴에서 11구의 시체가 발견되 사건에서부터 시작되는 영화로 당시의 사회·경제·정치적 상황과 함께 허울에 덮여있던 역사를 진솔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제2회 인권영화제 부산 국제영화제 등에 출품,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었다.<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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