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는 소재 다양하고 폭 넓다"


 “제 영화는 ‘위험’합니다.특히 「총알 발레」는 과격한 영화입니다.그만큼 기대를 갖고 감상해주십시오”

 일본에서 가장 독특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꼽히는 츠카모토 신야 감독(40)이 「총알발레」를 들고 제주를 찾았다.

 -‘츠카모토류’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 정도로 ‘거대도시를 배경으로 굉장한 기술문명의 영향으로 주인공이 이상한 행동을 하는’기본 틀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데.

 “나는 도쿄에서 태어나서 자랐다.도시라는 것은 스킨십이 적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벌집구멍마다 머리 하나가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전화나 컴퓨터 등을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그런 곳에서 산다는 두려움이 지금까지의 영화 속에 표현됐다고 생각한다”

 -「총알 발레」에 대해 설명한다면.

 “「총알 발레」라는 제목을 ‘춤추는 총알’이라고 의역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총알(BULLET)’과 ‘발레(BALLET)’가 주는 언어유희와 함께 이 두단어를 위아래로 놓고 봤을 때 ‘u’와 ‘a’가 마치 총알을 마주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좋았다.영화는 기존의 「데츠오」나 「동경의 주먹」과 유사한 포맷을 갖고 있다.죽을 고비,죽음과 유사한 체험을 통해 살아있다는 실감을 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혼자서 1인 7역,각본에서 촬영,조명,편집,미술,감독,연기까지 모두 해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그렇게 하게 된 이유가 있는지.

 “열네살 때 처음 8mm카메라로 영화를 만들었다.당시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출연을 부탁하고 남동생에게 나를 찍어달라고 부탁하는 등 모든 작업을 혼자 했다.지금까지 16㎜,35㎜로 카메라는 바뀌었지만 제작 방법은 그대로다.내 영화를 ‘독립영화’의 범주 안에 넣는 것도 다 그런 이유다.화가가 자기작업을 하는 것처럼 나는 내 작품을 혼자 만든다”

 -한국영화를 본 적이 있는지.또 최근 개봉된 일본영화가 한국관객들에게 외면당한 것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쉬리」와 「조용한 가족」,「나쁜 영화」 등 세편을 감상했다.한국영화는 소재가 다양하고 폭넓다는 느낌을 받았다.흥미가 있다.솔직히 한국에서 개봉된 「하나비」나 「가케무샤」같은 영화는 일본관객들도 힘들어했던 아트영화다.한국에서 흥행한 「철도원」 「러브레터」는 일본에서도 관객동원에 성공한 영화다.하나 놀란 것은 「사무라이 픽션」에 대한 한국관객들의 반응이다.한국관객이나 일본관객의 시각차이는 없다고 본다”

 영화에 대한 자기 생각을 풀어낸 츠카모토 감독이 아쉬워한 것은 시간이 부족해 제주를 다 둘러보지 못한 것.“공항에 내리자 마자 행사장에 오는 바람에 제대로 보지 못했다.나중에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한번 ‘한국의 하와이’라 불리는 제주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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