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재 가나아트 회장 기증서 접수…수증심의위 등 절차 
한 시대 풍미한 예인 평가, 400여점 저지 전시관 등 연계
지난달 이중섭 화백 작품 기증 이어 지역미술사 새 축 기대

고 중광 스님 작품
고 중광 스님 작품

 

가장'행복했던'순간에 이어 고향이란 '안도감'이 예술가들의 고귀한 흔적을 제주로 향하게 하고 있다.

'한국의 피카소' '걸레 스님'이라 불렸는 故 중광스님의 작품이 고향 제주에서 안식을 찾을 채비를 시작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11일 이호재 가나아트 회장이 제주 출신인 중광스님 작품 기증서 접수에 따라 15일 현장 실사를 마쳤다.

서울옥션회장·한솔 문화재단 이사이기도 한 이 회장은 서울시립미술관, 이중섭미술관, 추사기념관 등에도 270여 점의 작품을 기증한 바 있다.

이번 중광 스님의 작품 기증도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구상 중인 전시관 조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제주 미술계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이중섭 원화 12점을 기증하면서 이중섭미술관 신축 계획이 구체화 수순을 밟는 등 지역 미술의 새로운 축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기증 예정 작품은 회화와 도자 등 400여점이다. 도는 미술분야 전문가로 수증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늦어도 이달 말까지 작품의 작품성, 소장성 등을 심의한 후 다음달 초 기증협약체결 절차를 진행한다는 복안이다.

중광스님은 시, 그림, 퍼포먼스 등 장르를 넘나들며 자유자재한 무애철학을 작품에 담으며 한 시대를 풍미한 예인(藝人)으로 꼽힌다. 

물질에 흔들리지 않고 가난함 속에서 가질 수 있는 즐거움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내며 고양되고 절제된 풍류로 세상과 소통했다. 걸레스님이란 수식어는 스스로 칭한 것으로 그림을 통해 수행의 단계를 확장시켰는가 하면 타인의 시선에서 해방되는 참정신의 자유를 실천하는 예술을 추구했다. 현대 미술 거장 12선(1997년 안그라픽스-제일제당)에 이름을 올렸는가 하면 국내외 전시 등을 통해 다수의 작품이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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