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기준에서 가장 큰 비중을 둔 것은 내용(40점)이다. 다양한 문화 요소와 창의성, 작품의 질에 초점을 두었다. 다음은 디자인, 지면 배치 및 구성과 제목 처리 등의 편집 체제(25점), 표지(15점)의 디자인과 사진(그림)의 구성, 제작 과정(10점)의 학생 참여도와 기획의 참신성, 인쇄·제본(10점)의 정밀도 등에 무게를 두어 심사했다.

예심은 심사위원을 두 팀으로 나눠 입상작 숫자의 배수만큼 선정했다. 본심은 초·중·고등부별로 학교신문과 교지, 학급문집 및 동아리지를 포함하여 공동 심사를 했다. 그러나 본심에 들어가서는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특히 최우수와 우수 작품 선정은 투표를 해서 결정했을 만큼 우열을 가리기가 어려웠다.

초등부의 교지들은 너무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기록 중심인데다 창의성과 학생 참여도가 낮았고, 어른을 독자 대상으로 삼은 내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 감이 있었다. 교지에 비해 신문은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중등부는 신문, 교지, 학급문고·동아리지 모두 입상작으로 뽑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보고, 읽고, 느끼게 하는 교지·신문으로 자리잡혀 가고 있다. 월간, 계간 형태의 신문도 있었다. 「연동벌」의 경우는 교지와 신문 모두 포장과 내용물이 조화를 이룬 수출상품이었다. 그런데도 한얼소리를 최우수로 민 이유는 기존 교지의 틀을 해체하여 월간지 체제로 시도한 모험심 때문이다.

고등부는 신문 분야의 참여도와 작품성이 떨어진 대신 교지는 형식과 내용들이 괜찮은 편이었다. 그러나 틀에 박힌 학교 상징물 처리와 퇴임 교장을 위한 특집호 인상을 주는 것은 지양할 일이다. 고등부 심사에서는 「한림」과 「양지」를 놓고 두 차례에 걸친 투표로 으뜸과 버금을 결정했다. 「한림」은 내용에서, 「양지」는 표지에서 앞섰다.

그리고 올해 처음 신설된 영상물 분야는 순수 창작물 모집을 원칙으로 했다. 기록물이라도 해도 핵심 소재와 메시지를 한데 엮어 창작성을 가미해야 한다. 각본과 연출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학교 교지·신문·영상물 콘테스트가 청소년의 정신적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고정관념 깨트리기"의 축제로 승화되기를 기대한다.<고시홍·심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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