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홍석 이학박사·전 동국대교수 겸 학장

제주도는 바다로 둘러싸여있다. 그런 까닭에 해양환경이 탁월하면서, 어디서나 '넓고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마음을 트이게 만든다. 이것이 '긍정(positive)적 모습'이지만, 다른  한편 바다를 바라보며 한탄해온데서 '망양지탄(望洋之嘆)이란 글귀'가 생겨났다. 이것이 부정적(negative)인 모습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남쪽바다를 향해서 "이어도산아"란 해녀(海女)곡이 등장했다. 이별과 슬픔을 간직한 별천지(別天地)를 전제한 것임으로 '희비(喜悲)가 엇갈리게 만든 것이 바다임'을 보여주고 있다. 해녀들은 차갑고 거친 바다를 무대로 삼고 '겨울에도 잠수(潛水)활동'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그만큼이나 '지척민빈(地瘠民貧)의 표현'처럼, 땅이 척박하면서 주민들의 삶은 '가난에 허덕여'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바다에는 수산자원이 널려있고, 자원(resources)가치를 발휘함으로써 '어업과 잠수(潛水)업에 종사'하게 됐다. 그러나 바다는 육지처럼 '고착(固着)상태에 놓여있지'않다. 이것이 흠이 되어 '바다를 생업기반'으로 삼을 경우, 안정성에서 문제를 낳게 했다. 

성상(states)에서도 '바다는 수권(水圈)에 포함'된다. 이것이 '멈춤이 없는 유동상태'에 놓이면서, 기상(氣象)조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다. 이것이 '풍속(風速)과 풍향에 영향'을 줌으로 '해양환경이 갖는 단점'이다. 거기에다 바다를 활용해온 장비는 범선(帆船)에 한정돼왔음으로 '풍향과 풍속에서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적정수준(optimum level)을 벗어나며, 예측불허의 강풍이 몰아칠 때 '해난(海難)사고를 낳게'만들었다. 

김오진교수의 논문(제주도의 이상기후와 해양문화)에는 '이상기류에 의한 표류(漂流)사고는 조선시대에 이미 63건에 이른다'고 했다. 당도한 국가와 지역에서, 중국-일본-유구(琉球)-안남(安南)순위로 제시해 놨다. 그만큼이나 표류권역에서 '동남아시아로 확대'되어온 것을 의미한다. 

중요한 것은 표류시기가 '북서풍이 몰아치는 초겨울'에, 집중된 점이다. 이때에 제주도는 '옥돔잡이가 한창'이고, 예측이 불허한 강풍이 몰아치면서 '미지(味知)의 세계'에로, 표류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가상(假想)세계로서 이어도를 등장'시키면서, 돌아오지 않은 어부들을 한탄하게 됐다. 

당시해상사고로 실종(失踪)된 어부들은 '둘의 부류(部類)'가 있다. 하나는 해난(海難)사고에 의한 사망이고, 다른 하나는 표류해온 곳에 정착하여 '새로운 살림을 꾸려'온 경우다. 어느 것이나 '본거지에 잔류한 처자(妻子)'에게는, 이별의 슬픔을 안겨주며 '고난(苦難)의 운명'을 맞게 했다.  

모두가 '돌아오지 않는 불귀객(不歸客)'이면서, 바다건너에 놓인 이어도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현실은 이어도마저 '과학기지로 활용하는 변화시대'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북서풍이 몰아치며 '다이렉트(direct)코스에 놓인 유구열도'에 대한 현지답사(field work)로서, 점검이 필요하게 됐다. 

유구열도는 '고려청자(靑磁)의 발굴지역'이면서, 한국과의 교류흔적이 남아있다. 문화는 사람에 의해서 전달되게 마련임으로 '제주도는 강풍의 통과지역'이면서, 이곳에 대한 '중개지로서 역할해온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해당지역에 대한 '정밀(精密)조사의 필요성'이며, 후손들을 위한 기록으로 남게 됐다. 이런 점에서 '현존세대에게 외면할 수 없는 현안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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