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은 제주도의회 의원

임정은 도의원
임정은 도의원

최근 세계적인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감자와 양상추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농업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생산 여건의 변화에 따라 먹거리에 대한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이미 배고픔을 넘어서 우주로 향하는 첨단과학과 기술을 손에 넣었고 이를 고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세끼 밥을 먹어야 하는 이유로 농업에 손을 놓을 수 없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인류의 높은 기술수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업은 힘들다. 외국의 기업농과 비교해 규모화가 부족한 우리나라 영세농업인들이 더욱 힘들다. 특히, 도서지역인 제주는 물류비 부담은 물론 농경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과수와 밭작물의 기계화율이 더딘 상황이다. 파종과 전정, 수확과 같은 정밀한 작업은 농업인들이 직접 손으로 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어려움은 통계청의 자료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지난 2020년 기준 농업경영비는 전국평균 2400만원이었다ㅏ. 그러나 제주지역은 4000만원 이상으로 전국 평균의 1.7배가 넘고 있다. 여기에 생산량이 많아지면 가격이 폭락하고, 생산량이 적으면 외국에서 값싼 농산물을 수입하다 보니 높은 경영비 부담과 함께 농업의 지속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제주농가의 영농비 부담 문제는 제주도정도 잘 인식하고 있다. 여러 가지 해소방안을 마련하여 노력하고 있는데, 농기계 임대사업에 대한 현장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 임대실적을 살펴보면 지난 2015년 5931농가에서 6771대를 임대했는다. 지난 2020년에는 8228농가 9540대를 임대한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4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비싼 농기계를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고, 유지관리비에 대한 부담도 줄어 농가들이 상당히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농작업의 특성상 유사한 작업시기로 농기계 임대가 어렵거나, 센터의 위치가 너무 멀어 임대는 엄두도 못내는 취약지역이 있다. 최근 도정에서는 균형발전 시범사업으로 이 취약지역 중 한 곳에 농기계 임대사업 분소를 설치해 운영을 시작했다. 사업 첫해에는 임대실적이 낮았지만, 이듬해부터 본 센터보다 취약지역에 위치한 분소의 이용실적이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임대사업에서 소외받던 농업인들에 대한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농기계 임대사업을 공공에서 추진하는 이유는 농가 경영비 부담완화와 농업인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공공 서비스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도정의 면밀한 검토와 지원이 요구되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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