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치…종전 기록 30.3도 넘어서
푄현상 원인 분석…지점별 발생 일수도 각각 하루씩 늘어
당분간 지속 전망…정체전선 영향 비 예보 그친 뒤 기온↑

제주지역 북부에 지난 밤사이 최저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등 역대 가장 더운 밤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6시1분부터 이튿날 오전 8시 사이 제주 북부 최저기온이 30.5도를 기록하면서 '초열대야'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1923년 제주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밤사이 최저기온으로는 가장 높은 수치다. 기존 최고치인 1964년 7월 14일에서 15일로 넘어가는 밤사이 기록된 30.3도를 갈아치운 것이다.

나머지 지역에서도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 현상이 잇따랐다. 제주 북부 외 지점별 밤사이 최저기온은 서귀포 27.9도, 고산 28.5도, 성산 28도 등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제주에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됐고 한라산 북쪽 지역에는 푄현상까지 나타나면서 밤사이 초열대야 등 고온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열대야 현상으로 지점별 올해 열대야 발생 일수도 제주 47일, 서귀포 33일, 고산 32일, 성산 28일 등 각각 하루씩 늘었다.

제주지점의 경우 지난 6월 25일 올해 첫 열대야가 관측된 이후 5일(7월 1일·15일·19일·21일·25일)을 제외하고 연일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열대야 현상은 당분간 계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7일까지 남하하는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온 뒤 다시 기온이 오를 것으로 기상청은 예측했다.

17일 아침최저기온은 27도 내외(평년 24~25도), 낮최고기온은 29~30도(평년 30도 내외)가 되겠으며 18일 아침최저기온은 25~26도(평년 24~25도), 낮최고기온은 30~31도(평년 30도 내외)가 되겠다.

해당 기간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 30~100㎜다. 다만 18일 새벽까지 덥고 습한 기류의 유입 정도와 북서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찬 공기의 남하 정도에 따라 강수 강도와 강수 집중구역이 달라지는 등 지역적 편차가 있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도에는 시간당 30㎜ 이상의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온열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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