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쿨링 안제연 청소년 기자

 

매년 이맘 때면 거리를 곱게 밝히는 것들이 있다. 성탄절 연말연시 분위기를 띄우는 오색 전등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사랑의 온도탑'이다. 공통점은 모두가 행복하고 편안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래서 볼 때마다 반갑고 기분이 좋아진다.

사랑의 온도탑은 제주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희망 2023 나눔 캠페인'의 상징물이다. 12월 1일부터 2023년 1월 31일까지 62일 동안 40억4000만원을 모은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캠페인 기간 동안 나눔 목표 모금액의 1%인 4040만원이 모일 때마다 사랑의 온도탑의 LED 수은주가 1도씩 올라간다. 최근 확인된 내용을 보면 지난 14일까지 모금액은 4억1600만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적은 수준으로 사랑의 온도탑 나눔 온도가 10.3도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은 중요하다. 이웃에게 관심을 주고 필요한 것을 나누는 미덕을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이 꼭 '목표 달성'이란 결승점을 통과해야 하는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다른 지역과 경쟁 상황을 만드는 것이 제주의 나눔 정신을 확인하는 일은 아니지 않을까.

나눔을 실천하는 방법은 사실 다양하다. 공동모금회나 적십자사 등에 성금을 보탤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쓸모가 있는 물건을 나눌 수도 있다.

이맘때만 되면 반찬통마다 김장 김치만 채워지고, 보일러 시설을 했지만 기름값이 무서워 이불을 둘러쓰고 겨울을 나는 어르신의 얘기가 뉴스를 통해 알려진다.

서귀포시 남원읍은 올해 자체 복지재원과 재능기부를 통해 취약계층 대상 맞춤형 소규모 집수리 등의 사업을 펼쳤다. 지역 매장이 참여해 생필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지역에서 펼쳐지는 작은 관심과 사랑이 꾸준히 이어지고 계속 커지는 것이 나눔 온도를 지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꼭 필요한 곳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재원을 모으는 일은 칭찬하고 응원하는 것이 마땅하다.

다만 나눔 방법을 선택할 기회도, 수혜를 받는 경우의 수도 늘어났다. 성금 모금액으로 도민들의 정성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찾고 정보를 공유하는 일을 나누는 것은 어떨까.

그러다 보면 사랑의 온도탑도 100도 이상 뜨거워지지 않을까. 가뜩이나 경기가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난방비가 올라 가계부 쓰는 게 힘들어진 겨울이다. 온기를 나누는 일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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