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오름 탐방로 판석 사고 우려
금오름 식생 훼손·토양 유실 심화
소유주 협의 난항으로 보호 못해

13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가마오름에서 한 탐방객이 줄에 의지해 미끄러운 판석 위를 지나고 있다.
14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 가마오름에서 한 탐방객이 줄에 의지해 미끄러운 판석 위를 지나고 있다.

수많은 탐방객들이 제주 오름을 찾고 있지만 안전관리가 부실하고 훼손이 심각한 등 관리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오전 제주시 한경면에 위치한 가마오름에는 탐방로 일부 구간에 판석이 깔려 있어 미끄러운 상태였다. 판석은 경사가 가파른 곳에도 있었고 여기에 흙 등이 덮여 있어 더욱 미끄러짐 사고가 우려됐다.

실제 한 탐방객은 몇 번씩 넘어질 뻔하며 등산로에 설치된 줄에 의지한 채 발을 내딛고 있었다.

탐방객 A씨(43)는 "아무 생각 없이 밟았다가 판석이 너무 미끄러워 다칠 뻔했다"며 "당장 정비하면 좋겠지만 주의 문구라도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에는 주차장이 가득 찰 만큼 탐방객이 몰리고 있었고, 분화구 내부에도 사진을 찍는 탐방객들이 넘쳐나면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었다.

가마오름 탐방로의 판석은 2012년 제주에서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열렸을 당시 도내 오름 산책로를 일제 정비하면서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판석은 과거 오름 산책로 조성시 사용됐으나 미끄러짐과 지반 훼손 우려 등 문제로 최근에는 나무로 된 침목계단을 주로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오름의 경우 아무런 안전 조치 없이 방치되면서 탐방객의 안전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분화구 내부에도 사진을 찍는 탐방객들이 넘쳐나면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제주시 한림읍 금오름 분화구 내부에도 사진을 찍는 탐방객들이 넘쳐나면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림읍 금오름도 분화구 식생 훼손과 토양 유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보호 방안은 제자리인 상황이다.

이에 제주도가 자연휴식년제와 탐방객 제한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소유주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가마오름 등산로의 경우 미끄럼 방지 시설을 바로 설치해 사고를 예방할 것"이라며 "금오름은 사유지라서 소유주의 동의가 필요한 부분이 많아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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