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 용담1동 주민

최근 폭우가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것을 지켜보며 각종 사고에 대비한 예방활동과 체계화돼 즉시 작동하는 안전관리 시스템을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에 늘 국민들이 불안감을 달고 살아가야 함이 안타깝다.

필자가 사는 제주시 용담도 예외일 수 없다. 한천은 태풍이 제주를 강타할 때마다 범람해 인명·재산피해를 입혔다. 2007년 태풍 나리 당시 4명이 숨지고 주택 70동과 차량 201대가 침수됐고, 2016년 태풍 차바 때는 주택 13동이 침수되고 차량 30대가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주원인은 한천 복개물 하부에 이물질들이 걸려 빗물 흐름을 막는 통수단면 부족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제주시는 2019년 한천 일대를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로 지정·고시하고 총사업비 382억원을 투입해 한천교와 제2한천교 사이의 복개 구조물을 철거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지금껏 지연되고 있다.

이유는 제주시의 4차에 걸친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이 자연재해 예방 공사에 공감하나 지역 일대 교통체증과 주차공간 부족 문제의 대안을 요구하는 점과 2022년 공사계획이 확정됐지만 예산 문제로 일반 공법을 쓴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반 공법은 하천 바닥에 부직포를 깔고 장비를 내려 기둥을 압쇄나 파쇄하는 휠쏘방식으로 절단한다.

그런 공사는 한천 바닥의 화산암 훼손과 환경오염물질을 유발하리라 예상된다는 주민, 시민단체 및 환경부 등의 의견이 강하게 나타났다.

제주시는 관련부서 및 유관기관과 현장점검 후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 밝혔으나 아직 오리무중이다.

자연재해는 예고가 없다. 언제 어떻게 될 지 몰라 노심초사하는 심정으로 사는데 행정이 골든타임을 놓쳐선 절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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