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 감소 여파
업계 전반적 침체
올해 상반기 110만명 줄어
숙박·쇼핑·외식 동반 하락
도의회, 위기 극복 간담회
차별화 전략 등 정책 준비

23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 관광업계 간담회가 열렸다. 윤승빈 기자
23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 관광업계 간담회가 열렸다. 윤승빈 기자

"올 여름은 성수기라 부를 수도 없습니다. 일 주일에 한두팀 들어오면 다행인 수준입니다. 20년 넘게 숙박업을 했는데 이렇게 힘든 시기는 처음입니다." 제주도관광협회 일반숙박업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양훈씨의 말이다.

23일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는 제주 관광업계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제주관광의 현 주소를 진단했다.

이날 이승아 도의회 문화관과체육위원장이 간담회를 주재한 가운데, 제주도관광협회의 '제주 입도 관광객 및 관광업계 동향' 보고가 이뤄졌다. 

도관광협회 보고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국인 관광객 감소 현상이 뚜렷해 여행분야, 숙박분야, 교통분야, 쇼핑분야, 외식분야 등 업계 전반적으로 침체가 두드러졌다.

올해 1~7월 내국인 개별여행  관광객은 658만956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48만742명에 비해 12% 감소했다. 외국인의 경우 지난해 1~7월 3만명에서 올해 30만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지만 내국인 관광객이 떠난 자리를 메우지는 못했다.

하승우 도관광협 국내외여행업분과 위원장은 "코로나 팬데믹도 위기였지만 엔데믹이 더 위기다. 제주관광의 코로나 피해는 이제부터 시작되는 셈"이라며 "제주관광에 대한 인식이 안좋아 지는 등 악재도 겹치고있다"고 토로했다.

숙박분야와 교통분야의 지표 하락도 눈에 띄었다. 8월 기준 제주시내 특급호텔 가동률은 60~80%, 3성호텔은 30~50%에 불과했다. 3성 호텔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절반 수준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휴양리조트의 경우 요금 인하에도 불구하고 예약률이 절반 넘게 떨어졌다.

전세버스업의 8월 가동률은 10% 내외였다. 제주 등록 전세버스 1770대 중 170여대만 겨우 다니는 수준이다. 

렌터카업의 가동률은 70% 내외로, 과당경쟁 현상이 재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외에도 쇼핑분야에서 관광면세업과 관광기념품업의 7~8월 매출은 전년의 70%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관광식당업은 8월 매출이 전년 대비 50%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박주연 도관광협 외식업분과 위원장은 "손님이 너무 없으니 가게들이 문을 일찍 닫아버린다.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제주 음식값이 비싸다는 오명도 외식업을 힘들게 한다"고 털어놨다.

양세원 도관광협 관광기념품업분과 위원장은 "기념품 매출을 보면 제주관광을 알 수 있다. 외국이나 다른 지자체에 밀리고 있는 모습이 뚜렷하다"며 "지자체마다 인센티브를 많이 적용하고 있다. 제주 역시 제도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아 위원장은 "제주 국내관광 수요 감소는 관광업 종사자 및 사업체에 심각한 영향을 불러올 것"이라며 "내·외국인 시장 차별화 전략과, 질적 관광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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