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직원을 사칭해 보이스피싱을 도운 50대 현금수거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일 오후 1시26분께 70대 B씨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제주시 삼양동 한 아파트 우편함에 넣어둔 현금 350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이날 오전 9시께 우체국 직원을 사칭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며 현금을 인출해 검정색 비닐봉지에 담아 아파트 우편함에 넣도록 했다.

같은 날 오후 7시33분께 피해자 자녀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가 범행 후 서울로 이동해 중간 수거책에게 훔친 돈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압수수색 영장을 통해 A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했고, 지난 18일 대구시 모처에서 A씨를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경북 경주와 영주에서도 두 차례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모두 6080만원 상당의 현금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지만 돈이 궁해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대출금 저금리 전환을 위해 금융회사 직원에게 돈을 건네주라는 '대면편취형 보이스피싱' 방법에서 이번처럼 '절취형 보이스피싱'으로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저금리 대출' '개인정보 누출' 등 문자나 전화는 모두 보이스피싱이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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