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도로에 설치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를 훔쳐 과수원에 파묻은 50대 택시기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귀포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5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7시39분부터 13일 오전 9시26분 사이 서귀포시 색달동 중산간도로에 설치된 이동식 과속 단속 카메라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단속 카메라는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12일 오후 설치한 것으로, 다음날 카메라를 회수하러 갔다가 도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발견 당시 카메라 부스 문이 강제로 뜯겨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절도 당한 카메라와 삼각대, 보조배터리 등은 약 2590만원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치경찰단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범행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K5 택시기사의 범행을 포착, 모두 122대의 차량을 조사한 끝에 A씨를 특정했다.

경찰은 19일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 등을 통해 A씨가 여동생 과수원에 카메라를 묻은 정황을 확인하고, A씨와 임의동행해 과수원을 수색했다.

현장에서 땅에 묻힌 카메라를 발견한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왜 과수원에 카메라가 묻혔는지 모르겠다" "과수원에 간 적이 없다" 등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결국 도주 우려 등 이유로 A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A씨가 시속 80㎞ 제한인 범행 현장에서 100㎞로 운행한 기록을 확인, 과속 단속에 불만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