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명 비상임 논설위원·제주국제대학교 교수

지금 세계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위기, 국가 간 무역전쟁, 러·우와 중동 전쟁까지 겹치면서 식량 위기가 현실화 되고 있다. 기존의 농법으로는 미래의 식량위기를 극복할 방안이 없고 그 대안으로 애그테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애그테크(Agtech)는 농업과 기술의 합성어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드론·로봇 등 첨단기술을 농작물의 생산과 유통 등 모든 과정에 적용하는 것이다. 애크테크에 세계 벤처투자금이 2019년 221억달러(약 30조400억원)에서 2년 만에 두 배가 넘는 517억달러로 늘었다. 국내 애그테크에서는 스마트팜 뿐만 아니라 영농과 유통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농기구에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을 접목시키는 시도가 활발하다.

국내 애그테크 스타트업인 '트릿지'는 농산물 무역 플랫폼을 운영해 농산물 15만종의 가격과 품질, 120억개 농산물 무역 데이터를 담은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농산물 작황, 가격 등 농산물 데이터를 유료로 제공해, 2022년 5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해 3조6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수직농장 전문업체 '엔씽'은 UAE 틸본드사와 1㏊(약 3000평) 규모 수직농장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약 3000만달러)을 체결했다. '농슬라'라는 별칭의 '대동'은 '대동애그테크'를 설립해 농기계와 농업기술, 토지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디지털화하고 농기계 자율주행 기능을 통해 스마폰으로 실시간 원격 제어하는 서비스를 론칭한다.

미국은 영농규모가 큰 기업형 농장이 많지만 한국이나 인도, 동남아시아 등은 영세 농가가 많은데도 도매 시장이 기존 행태를 벗어나지 못해 개선의 여지가 매우 크다. 농업계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스마트팜과 농수산물 유통과 관련된 애그테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애그테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급격한 기후 위기와 인구 증가, 전쟁 등 국제 정세다. 급격한 기후 변화에 농업 분야는 직격탄을 맞아 전 세계 농업 지도가 바뀌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인구 증가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는 100억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계했다. 결국 농산물 재배지는 줄어들고 농산물 수요는 점점 늘어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거기에다 러·우 전쟁과 중동전쟁으로 국제 식량 교역이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는 데 더 큰 이유가 있다. 더 이상 남 이야기가 아니다.

다가올 식량 위기의 해법으로 애그테크를 드는 이유다. 창의력을 바탕으로 농업과 접목된 여러 기술이다. 나방 잡는 드론부터 수확을 쉽게 하는 자동화 딸기 농장까지 농민의 생활을 편하게 도와주는 최첨단 애그테크 기술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농업 스타트업 기업들은 흙과 빛 없이 농작물 재배가 가능한 컨테이너형 스마트팜부터 지하철 내 작은 농장, 매트로팜까지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미래 농업개척자는 노동량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국형 애그테크 기술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우리 사회 고정관념이 가장 큰 문제다. 농업이 모든 국민의 생존에 직결된 산업이라 인식해 농업 혁신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 소농·고령농인 한국 농업은 경쟁력 강한 새로운 농업으로 혁신해야 한다.

스마트 농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국민의 관심이 높아질 때 한국만이 가진 강점 IT기술과 농업이 결합해 최첨단 애그테크를 이끌 세계 선구자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