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시돌서 집회 및 행진
불법행위에도 증설 허가
최근 가축분뇨 무단 살포도
오염 조사·대책 마련 촉구

제주 금악리 주민과 환경단체가 7일 오후 성이시돌 인근에서 지하수 오염 등을 방치하는 행정을 규탄하는 행진에 나서고 있다. 고기욱 기자
제주 금악리 주민과 환경단체가 7일 오후 성이시돌 인근에서 지하수 오염 등을 방치하는 행정을 규탄하는 행진에 나서고 있다. 고기욱 기자

속보=최근 제주지역 한 마을공동목장에서 발생한 악취가 한 업체의 불법 퇴비 살포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본보 2023년 9월 18일자 4면·21일자 5면) 도민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마을 주민과 환경단체 등은 행정의 각종 문제점 등을 지적하며 A업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지하수·토양 오염에 따른 주변 환경 복구 대책 및 하수슬러지 처리계획 수립을 요구하고 나섰다.

(재)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와 금악리마을회,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제주참여환경연대 등 250여명은 7일 오후 1시 성이시돌 피정의집에서 앞에 모여 "공공하수쓰레기 불법 처리 비호하며 환경파괴 지하수 오염 방치하는 제주 행정 규탄한다"고 구호를 외쳤다.

이어 피켓을 들고 A업체 공장까지 도보 행진하며 결의를 다졌다.

제주 금악리 주민과 환경단체가 7일 오후 성이시돌 인근에서 지하수 오염 등을 방치하는 행정을 규탄하는 행진에 나서고 있다. 고기욱 기자
제주 금악리 주민과 환경단체가 7일 오후 성이시돌 인근에서 지하수 오염 등을 방치하는 행정을 규탄하는 행진에 나서고 있다. 고기욱 기자

A업체 공장 앞에 모인 이들은 집회를 열고 "금악리에 위치한 '성이시돌 젊음의 집' 수련회를 위해 방문한 수백명의 학생들은 악취에 코를 막으며 선생님들과 수녀님들을 붙잡고 냄새의 정체를 물었다"며 "이시돌을 포함한 금악리 주민이라면 누구나 'A업체 폐기물처리장 증설'이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수십년간 따라다닌 악취의 기운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셀 수 없는 주민 민원과 진정, 수십 차례 행정의 단속과 처벌, 도의회를 비롯한 지역 공동체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해당 업체는 보란 듯이 처리 용량을 3배 이상 키우고, 유해물질을 쉼없이 내뿜는 소각장까지 들이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출했지만 제주 행정은 일사천리로 승인했다"고 비판했다.

A업체는 2020년 가축분뇨 재활용업을 폐업한 뒤 보관하던 분뇨 약 1800t을 지난 9월 재활용업체에 위탁하지 않은 채 애월읍 한 마을공동목장 내 토지에 뿌려 도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또 "우리 주민들은 지난 수십년간 경험으로 업체의 계획이 주민의 생존권과 호스피스 병원 환자 및 요양원 어르신들의 건강권, 청소년들의 교육권과 절대 양립할 수 없음을 알기에 반대하고 행정의 허가 재고를 요청했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행정의 대답은 '절차상 문제없음'과 '현실적 대안 없음'이었다"고 한탄했다.

이들은 "공공 하수처리장 등에서 발생하는 농축 쓰레기를 도민 식수원인 '지하수 1등급 보존지역' 바로 옆에서 불법적으로 처리하는 업체를 용인하는 것도 모자라 대규모 증설을 승인했다는 사실을 도와 시의 행정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며 "소중한 도민의 세금이 도리어 제주의 환경을 파괴하고 도민의 환경권을 해치는 지금의 상황을 언제까지 용인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행정은 즉시 A업체가 저지른 환경파괴와 불법행위를 조사해 그에 따른 강력한 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하고, 지하수를 비롯한 주변 환경 피해를 복구·보전할 대책을 수립하라"며 "행정역량을 총동원해 조속히 하수 슬러지 등 공공 폐기물의 적절한 처리 계획을 수립하고 도민들에게 설명,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라"고 강조했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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