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홍 서귀포시 이장연합회 회장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해, 한 올레에서 살지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고있는 동길이네와 길동이네, 두 가족 이야기를 해보겠다.

먼저 동길이네 가족 이야기다.

동길이네는 부모님과 동길이, 그리고 배우자와 두 자녀가 있다. 그들은 한 울타리 한지붕 아래에 산다. 3000평의 과수원에 감귤농사를 짓고 있다.

모든 결정은 아버지가 한다. 심지어 농약과 비료도 아버지가 모두 정한다. 1년 농사를 짓고 그 수입은 모두 아버지가 갖고 간다. 아버지가 올 한 해 수고했다며 돈을 나눠주면 동길이는 그 돈을 갖고 옷도 사고 자녀 교육도 시킨다.

오늘 저녁은 아버지가 먹고 싶은 짜장면을 온 가족이 먹기로 했다.

다음은 길동이네 가족 이야기다.

길동이네 가족 구성은 동길이네 가족과 같다. 그러나 부모님과 따로 산다. 과수원도 3000평으로 똑같은데 부모님은 2000평, 길동이는 1000평의 감귤 과수원을 각각 관리한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버지의 방식대로 길동이는 길동이의 방식대로 농사를 짓는다. 1년 수입도 각자가 가져간다. 동길이는 그 수입으로 생활하지만 4년, 8년, 12년 등 미래를 위해 저축도 한다.

오늘 저녁은 아버지는 아버지가 먹고 싶은 짜장면을, 길동이네는 고기국수를 먹는다.

제주도민 여러분은 어느 가족처럼 살고 싶은가. 온 가족이 아버지 말에 따라 사는 것도 좋아 보인다. 하지만 부모님과 분가해서 독립적으로 사는 것도 좋아 보인다.

행정체제 개편과 굳이 연관시킨다면 동길이네는 행정시장 직선제, 길동이네는 기초자치단체라고 할 수 있다. 여러분이 내릴 판단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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