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행자위
새해예산 심사
내년보다 내후년 위기
재정운용 불안감 커져
경직성경비 검토 필요
방만한 기금운용 개선

 

제주도정이 각종 기금을 끌어다 쓰며 내년도 7조원대 예산을 편성했지만, 내후년인 2025년도 예산 편성에 있어서는 정말로 곳간이 마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세입 감소 현상이 장기적으로 유지될 것을 감안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철남)는 지난 17일 기획조정실, 대변인, 소통청렴담당관,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 특별자치제도추진단 등에 대한 예산안 심사를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 한권 의원(일도1동·이도1동·건입동)은 "일반회계 기준으로 보면 결국 마이너스 편성이다. 본예산 전체 규모가 증가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내 후년에는 정말 예산이 없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본다"며 "도정에는 위기의식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민선8기 재정은 '롤러코스터' 예산처럼 보인다"며 "2022년 1회 추경이 역대 최대 추경이었고, 2024년 본예산은 역대 최저 예산 증가율이다. 도민들 입장에서는 재정운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의원들은 예산 위기 장기화에 대응해 경직성 경비 및 기금 운용에 대한 개선 등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현길호 의원(조천읍)은 "2014년 이후 2018년도까지 경직성 경비 흐름이 너무 좋았다. 시설비 투자들이 많이 됐다"며 "올해를 보더라도 의구심이 드는 사업들이 많다. 제대로 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힘 양용만 의원(한림읍)은 "민간이 해야 할 일을 집행부가 예산안에 편성해 도맡는 사업들이 많다"며 "떡반 나눠주기식 예산 편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하성용 의원(안덕면)은 "일반회계에 편성돼야 할 사업이 관광진흥기금사업에 편성되는 등 기금도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강철남 위원장은 "지방교부세가 감액될 때 도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중장기적인 재정운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문정 도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경험을 소중하게 삼아서 세수가 충분했을 때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도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제안된 내용들을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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