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생 2.9% 피해 경험...5년 새 최고치
10건 중 7건 교내 발생...언어폭력 가장 많아

올해 제주지역에서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최근 5년 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일상회복에 맞춰 전면 등교가 재개되면서 학교폭력 발생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도교육청은 '2023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체 조사 대상(6만320명) 가운데 83.2%인 5만207명이 참여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학기부터 조사 시점까지 학교폭력 경험을 물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 2.9%(1435명)가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19년 2.2%(1214명)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 발생 첫해인 2020년 1.6%로 하락했으나 2021년 2.1%, 지난해 2.6%로 증가 추세다. 학교급별로 초등학교가 6.0%, 중학교 1.7%, 고등학교 0.5%로 전년 대비 0.3%p, 0.5%p, 0.2%p 각각 올랐다.

또 제주지역 학교폭력은 학교 안에서 이유 없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발생 장소는 학교 안이 73.5%였다. 학교 안에서는 교실, 복도·계단, 운동장·체육관·강당 등 순이다.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의 32.4%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했다'고 밝혔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 36.9%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 16.3%, 집단따돌림 15.9%가 뒤를 이었다. 언어폭력은 지난해 보다 4.9%p 감소했고 신체 폭력과 집단따돌림은 각각 1.9%p 증가했다.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은 보호자나 친척, 학교 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가장 먼저 알렸다.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경우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 '스스로 해결하려고'의 이유였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후 피해학생을 위로하거나 도와줬다고 답한 학생은 34.5%로 집계됐다. '가해 학생의 행동을 말렸다(19.1%)' '주변 어른들에게 알리거나 신고했다(15.6%)' 등 긍정행동을 보인 학생도 뒤를 이었다.

도교육청은 코로나 시기 2년간 대면접촉이 줄면서 사회성·공감능력 부족이 부정적인 감정과 폭력으로 표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률이 가장 높은 이유에 대해 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저학년부터 실시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거친 언어, 사소한 괴롭힘도 학교폭력으로 인식하기 때문으로 봤다.

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자체 실태조사를 실시해 후속 조치를 하는 한편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대책을 마련하도록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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