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적 활용 인식 '아직'
중1 학생 694명 설문 결과
교실·가정 활용 절반 미만

지난 3월 제주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도교육청에서 제공한 드림 노트북을 받아 사용해보고 있다.
지난 3월 제주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도교육청에서 제공한 드림 노트북을 받아 사용해보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이 올해 중학교 신입생 전원에게 교육용 노트북(드림 노트북)을 제공했으나 실제 학습을 위해 노트북을 꺼내 드는 학생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학교에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미흡해 현장 정착까지 요원한 실정이다.

드림 노트북 지원은 김광수 도교육감의 핵심 공약사업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생들의 디지털기기 활용 능력을 높여 디지털 격차를 완화하고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키우기 위해 도입됐다.

도교육청은 지난 3월 중학교 입학생 6000여명에게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사용할 수 있는 170만원 상당의 노트북을 무상으로 보급했다.

학생들에게 제공한 노트북은 가정에서 자기주도학습용으로, 학교에서 수업용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실제 학교 수업과 가정에서 노트북을 활용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교육정책연구센터가 '드림노트북의 교육적 활용 방안' 연구를 위해 도내 중1 학생 6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업 시간 드림 노트북 활용도를 묻는 질문에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23.3%)'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23.2%)' 등 부정적인 응답이 46.5%에 달했다. 가정에서의 활용도는 미활용군이 44.1%로, 활용군(41.5%) 보다 2.6%p 높았다.

이처럼 활용도가 저조한 배경에는 디지털 교육 여건 부족이 지목되고 있다. 연구를 통해 진행한 면담 조사에서 교사들은 학교 내 노트북을 보관하거나 충전하기 위한 환경이 구축돼야 하며 노트북 보급으로 발생하는 현장의 문제를 즉시 문의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내 한 교사는 "교실의 무선AP가 공간 내 학생들의 기기를 모두 수용할 수 없어 접속이 중간에 끊기면서 교사의 휴대폰을 이용해 테더링을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노트북을 수업에 제대로 활용하려면 교사가 계획한 수업에 기기가 걸림돌이 돼선 안된다"고 밝혔다.

또 학부모·교사·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은 드림노트북 활용성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학부모는 학습 외 용도로 사용하는 '오남용'을 우려했다.

이에 연구진은 △스마트기기 인식개선 △교육콘텐츠 개발 등 교육적 활용을 위한 교사 지원 △가정 내 콘텐츠 개발 △안정적인 디지털 교육환경 조성 등을 제언했다. 김은수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