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장

지난 가을부터 아라동과 관련된 문화예술행사가 제주시내 공연장 및 곳곳에서 다양하게 개최됐다. 월평에 위치한 호은아트센터에서 노이튜바앙상블 창단연주회가, 채플린소극장에서는 색소폰 콰르텟 연주회가 도민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특히 호은아트센터가 기획제작하고 제주시가 주최한 창작뮤지컬 '부종휴와 꼬마탐험대-날개' 공연은 제주아트센터에서 개최되면서 청소년 공연예술분야에 관심이 확대됐고 작품 또한 호평을 받았다.

아라동은 2017년 즈음부터 외부인구의 증가로 도시 규모가 확대되면서 문화예술단체 및 예술공간이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문화예술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아라하모니합창단이 2018년에 창단해 운영중이고 초등생부터 성인까지 관악기와 타악기로 구성된 아라윈드오케스트라도 2021년 창단연주 이후 매해 발표회를 가지면서 아라동의 문화예술 분야는 공공지원과 민간 자생력이 어우러지는 모범사례로 알려졌다.

또한 제주대학교 내 아라뮤즈홀이 운영되고 민간주도의 영평동에 위치한 아트락 소극장과 호은아트센터 및 소극장 채플린 등이 다양한 공연과 연습실 및 음악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중이다.

한편 우리나라 극장문화를 대변하고 실력파 예술인들의 등용문인 종로 대학로에 위치한 소극장 학전이 내년 3월에 폐관소식을 알렸다. 학전은 1991년 개관해 들국화, 유재하, 유리상자, 동물원, 강산에 등 수많은 대중음악가들이 데뷔한 곳이다. 또한 황정민, 조승우, 설경구, 장현성 등 정상의 배우들이 기반을 닦은 장소다. 특히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우리나라 대표 창작뮤지컬이면서 공연예술을 상업적으로 성장시킨 작품으로 학전에서 시작됐다.

학전의 설립자는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작곡·작사한 김민기 대표다. 전성기를 지난 소극장 학전은 코로나와 민간극장이 겪는 재정난 및 대표의 암투병이 겹치면서 폐관이 결정됐다. 그 이면에는 대표자의 '고집' 혹은 '신념'이란 이유도 있었다. 그 신념은 '돈이되는 공연보다 문화예술의 미래를 고민하고 실현하는 작업을 우선했기 때문'이라고 문화예술계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소극장의 중요성과 운영의 어려움은 비단 서울만이 아닌 전세계 공연예술 중심도시에서도 마찬가지고 경기도 및 부산과 광주, 대구에서도 관련 내용이 문화정책분야 이슈가 되면서 관련 포럼도 개최되고 있다. 공통된 소극장 활성화방안을 보면 소극장 맞춤형 문화정책과 극장 자체노력을 주문하고 있다.

세부내용은 노후인프라 개선지원, 관객개발 정책지원, 지자체 담당공무원의 소극장에 대한 공공재 인식공감, 지역공동체와 결속하는 거버넌스 필요 등 행정의 정책지원을 강조한다. 한편 극장 운영자의 예술경영마인드 제고, 자생력 확대를 위한 자체노력, 관객개발을 위한 멤버쉽 시스템 구축과 활성화 등 예술경영적 정책과 관련 조례 및 시스템 도입은 가장 중요한 활성화 방안의 하나다.

미래의 소극장은 문화와 예술교육의 접목을 통한 문화교육, 청소년 및 장애인 등 사회적약자를 위한 문화복지, 도시재생뉴딜사업에 문화를 접목한 주민밀착형 공간으로 새로운 목표설정이 필요하다. 또한 민간에서 주민 중심의 보다 다양한 활동 등의 자체노력과 행정과 정책분야인 문화재단이나 의회에서는 전문성과 대중성을 함께 고려한 문화예술정책과 함께 지역의 소극장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행정 및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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