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원학 비상임 논설위원·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

시민과학이란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과학연구에 참여해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집단지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행위를 의미하며 전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분야에만 약 200만 명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스마트폰, 네트워크정보화 기술발전으로 시민들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유럽 옥스퍼드 사전에는 시민과학의 정의를 '전문적인 과학자와 과학기관의 지도아래 혹은 함께 협력해 일반대중들이 수행하는 과학 작업'이라 쓰고 있다.

환경문제가 복잡한 양상을 띠고 환경수요가 다양해지며 정책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시간적 간극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만족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시민과학자들은 정책결정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거나 우선순위가 낮은 환경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직접 데이터를 모아서 관심을 환기시키고 지역 자연자원, 환경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주민들이 지역적 지식을 동원해 지역상황과 특성에 맞는 해결책을 찾도록 하는 지식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국가, 과학연구기관, 시민과학자 간의 상호협력시스템이 잘 발달돼 있으며 유럽 선진국에서는 시민과학이 뿌리 깊게 정착해 다양한 방법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시민과학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나 제주에서는 시민과학이란 용어가 생소한 편이다. 그러나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자연생태분야에서 생물다양성을 주제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해양생물보전활동과 지구과학분야에서도 다소 적은편이지만 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생활환경분야에서 해양쓰레기 수거, 악취제거, 기후변화 대응 활동 등이 진행되고 있다. 시민과학의 가장 큰 장점은 지역의 환경문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접근해 집단지성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누가 시민과학자인가.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 그리고 도전정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넘쳐나고 있다. 무엇인가 도전하면서 또 하나의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50~60대를 중심으로 시민과학에 관심 있거나 참여할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 넘치는 게 현실이다.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명분이 주어지는 일이어서 하고자하는 지원자가 예상을 뛰어 넘을 것으로 본다. 

오름, 곶자왈, 하천, 습지, 동굴, 해양 등의 분야에 시민과학의 힘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며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시민과학자들의 수요가 필요하다. 에너지, 쓰레기 재활용, 악취, 오염 등의 분야에도 시민과학자의 힘이 필요하다. 제주도에는 다양한 분야의 교육기관과 연구기관들이 있다. 이런 기관과 과학자들을 잘 활용한다면 질 높은 시민과학자들이 육성될 것이며 또한 이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에너지는 제주의 힘으로 승화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민과학을 육성할 것인가.

제주특별자치도의 시민과학에 대한 인식증진 프로그램이 우선 필요하다. 시민과학자의 정의, 역할, 기능, 정책결정, 경제적 지원과 관련된 논의가 선행돼야 하며 교육과 홍보도 필요하다. 특히 이를 지원하기 위한 조례제정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제주의 시민과학이 발전해 정책변화 및 환경문제 해결 그리고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해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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