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경찬 제주시 청정환경국장

제주에도 매립장, 하수처리장처럼 각종 폐기물 처리시설들이 설치돼 왔고, 생활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들을 처리해야 하는 주민에게 반드시 필요한 환경기초시설임에도 인근 지역주민들에게는 혐오시설로 여겨지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제주시에 배출된 각종 생활폐기물을 묻은 봉개동쓰레기매립장도 마찬가지다. 매립장은 1~4공구에 걸쳐 전체 매립 면적 20만3320㎡, 매립량은 231만9800㎥에 이르며 제주시권 최대의 규모로 조성됐고, 올해 시설의 사용을 종료했다. 봉개동 주민들이 지난 30여년 간 많은 희생과 고통을 묵묵히 감내해 온 사실과 상생의 길을 동행해 온 데 대해 50만 제주시민들이 그 고마운 마음을 알고 있다.

행정과 봉개동쓰레기매립장주민대책위원회는 1992년 8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봉개매립장 운영 기간을 연장하면서 최종 4차의 협약을 맺었다. 협약을 통해 행정은 제주시 폐기물 처리사업의 모범이 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해 광역 폐기물처리시설로 폐기물 처리를 이전 시까지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를 도모하고, 주변 지역주민들에게는 지역 숙원사업이 해결될 수 있도록 지원을 하고 있다.

봉개동 폐기물처리시설 연장 약속사업은 전체 58건 총사업비 1600억2753만원으로 대부분 주민 숙원사업이다. 35건이 완료됐으며, 19건은 진행 중이고, 나머지 4건의 추진할 예정이다.

제주시는 지역주민의 복지 향상을 위한 충실한 협약이행으로 주민과의 신뢰를 이어가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폐기물의 매립이 종료됨에 따라 그동안 혐오시설로 여겨지던 봉개매립장을 친환경적인 녹지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을 벌여 왔다.

2020년 6월부터 3·4공구에서 시작된 매립장 최종 복토 공사가 올해 1·2공구까지 정비함으로써 최종 완료됐다. 또 진입로 정비 및 화단조성, 매립장 사면부 예초 등의 환경정비를 통해 기초적인 녹지공간을 조성했다. 총사업비는 122억원에 달한다.

제주시는 봉개매립장의 최종 복토를 통해 혐오 시설로 여겨져 온 쓰레기 매립장을 새롭게 변모시키고자 '봉개매립장 사후 활용 방안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실시중이다. 자연친화적 시설로 운영하는 내용을 담은 연장 사용 협약서를 토대로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기로 했다.

현행 폐기물관리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는 폐기물 매립 시설의 사용이 끝나거나 시설이 폐쇄된 후 30년 이내에는 수목의 식재나 초지 조성, 공원 시설, 체육·문화 시설,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설치 등으로 토지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1993년 난지도 매립장을 폐쇄한 뒤 광장과 연못, 어린이 놀이터, 운동장, 게이트볼장 등을 갖춘 대규모 공원을 조성했다. 같은 해 매립 종료한 포항 양덕 매립지에는 체육관과 축구장, 리틀야구장, 다목적공원 등을 조성한 사례가 있다. 지난 30년 동안 고통을 받았던 지역 주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타 시·도 사례 등을 알아보며 제주의 여건에 맞는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주민의 관심과 행정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봉개매립장은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닌 제주시민에게 가장 사랑받는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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