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석 한의사

최근 한 중학교에 아이들에게 한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가르쳐주기 위해서 다녀온 적이 있다.

학생들의 맥을 짚어보고 확인해본 결과, 약 80%의 여학생들이 빈혈이 있었다.

적게는 앉았다 일어나기만 하면 어지러움을 느끼는 기립성 저혈압을 가진 학생들부터 심한 경우는 어린 나이인데도 심각한 수준의 탈모를 경험하는 학생들까지도 있었다.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제주도는 환경상 빈혈이 생기기 어려운 지역이다.

섬 지역이기 때문에 바로 바다 근처로 가면 풍부한 해산물을 섭취할 수 있고, 산을 끼고 있어서 다양한 동식물들이 자란다.

이런 조건들은 도민들에게 올바른 음식 섭취만 한다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청소년기 여학생들 사이에서 빈혈의 유병률이 높은 것은 다른 원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의보감」에서는 인체의 피(血)에 대해서 '혈은 영이 돼 몸 속을 다스린다' '눈은 영을 받아야 볼 수 있고, 귀는 영을 받아야 들을 수 있으며, 손은 영을 받아야 집을 수 있고, 손은 영을 받아야 쥘 수 있으며, 발은 영을 받아야 걸을 수 있고…(중략)…혈이 가득하면 형(形)이 성하고, 혈이 부족하면 형(形)이 쇠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필자가 만난 중학생들이 경험한 피로감, 어지럼증, 탈모 등의 증상은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는 전부 혈허(血虛), 즉 빈혈로 인한 것이다.

해당 중학생들의 나이가 만 14세로 초경을 시작하는 나이인 만큼 빈혈 관리를 해서 이후 부인과적 질환을 예방할 필요성이 돋보인다.

이번 칼럼에서 빈혈 관리의 필요성을 확인했다면 다음 칼럼에서는 일상생활에서의 빈혈 관리를 위한 습관들에 대한 내용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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