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비상임 논설위원·제주대학교 부동산관리학과 교수

우리가 사는 도시는 다양한 요소들이 상호 작용을 통해 운영되는 하나의 유기체다. 도시를 구성하는 요소는 사회문화적 요인으로는 시민(Citizen), 활동(Activity)이 있으며, 물리적인 요인으로는 토지(Land)와 시설(Facility)이 있다. 이 중 도시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이 되며 중요한 요소는 시민일 것이다. 시민이 없는 도시란 존재하지 않으며 그 수에 따라 도시의 흥망성쇠가 결정되기도 한다. 시민의 수는 도시의 성장 측면에서 보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시민이 증가하게 되면 지역의 노동력 확보뿐만 아니라, 경제가 활성화되고 세수가 확대되며 적극적인 행정의 개입으로 인해 다시 일자리가 증대되는 선순환구조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인구가 도시로 급속하게 집중하게 되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집적의 이익보다는 상호 집적 불이익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이 도시문제다. 도시로 많이 모여 살수록 토지 및 주택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게 되고,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녹지를 잠식하게 돼 도시의 쾌적성을 점차 상실하게 되며, 교통량의 증가로 교통체증과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도시관리비용 또한 증가하는 등 도시문제가 나타난다.

우리가 사는 제주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2000년대 제주국제자유도시로의 개방정책 및 2010년대 국내외 관광객 증가로 급속한 인구증가 및 큰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인구는 약 9만명이 증가해 현재 약 70만명에 다다르고 있으며, 제주의 경제성장 또한 전국에서 최상위권에 포함되며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단기간에 급격한 인구 성장은 집적의 불이익이 발생했다. 난개발로 인한 녹지 잠식, 사용할 물 및 하수처리시설 용량 부족, 도로 및 쓰레기 처리시설 부족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일으켰다.

현재 제주의 상황을 보면 집적의 이익과 불이익이 교차해 집적 불이익이 커지고 있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익을 키우고 불이익을 줄이는 정책으로 제주를 장기적 비전으로 지속가능한 도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지속 가능한 도시란, 일반적으로 개발과 환경보전을 조화시키는 개념으로 자연생태계의 수용범위 안에서 개발되는 도시라는 의미를 보유한다. 이를 생태도시 또는 환경친화적 도시라고도 칭한다.

따라서 향후 개발로 인한 자연생태계의 훼손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발물량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발물량을 줄이는 방법은 기본단위(가구당 주거 면적)를 줄이는 방법과 개발밀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기본단위를 줄이기 위해서는 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만, 개발밀도를 높이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제주에서 채택하기 용이하다.

개발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혼합용도 개발이 필요하다. 제주는 바닷가를 따라 수평적으로 확산 및 조성된 도시로 공간의 효율적인 이용 측면에서 본다면 매우 비효율적인 도시다. 따라서 상업, 주거, 업무 등 다양한 용도를 같은 지역에 혼합 개발해 주거와 일자리를 가깝게 함으로써 교통의 효율성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계획적인 고층 건물 허용이다. 제주는 자연경관이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비교적 다른 지역에 비해 고층 건물이 많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수평적인 개발로 인해 자연환경이 많이 훼손됐다. 앞으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통해 고층 건물을 허용해 토지 이용을 효율적으로 높이고 더 많은 인구나 활동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셋째, 도시재생 및 재건축 촉진이다. 기존 도시 지역을 지속해서 재생하거나 재건축을 촉진해 효율적인 토지를 이용할 수 있으며 노후화되고 있는 기존 도시 지역을 효율적인 도시로 변화시킬 수 있다.

넷째, 쾌적한 공공공간 조성이다. 고밀도 도시 조성을 통해 공공공간을 확보해 도민들에게 자연과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 확보 및 환경조성이 중요하다. 공원, 보행자 우선 공간, 자전거 도로 확대 등을 통해 생활의 질을 향상해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스마트 도시 기술 활용이다. 스마트 도시 기술인  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도입해 도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인프라를 스마트하게 구축해 도민과 관광객에게 개선된 편의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런 방법들을 체계적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발밀도를 높인다면 제주는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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