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8일 환자 1명 CRE 양성…현재까지 23명 수준
이 중 10여명 CPE 병원체…도내 역학조사 이래 첫 사례
2급 감염병 타 부위 유입 시 위험…"자체 증식 전파 추정"

제주지역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항생제 내성이 강한 '슈퍼 박테리아'에 환자들이 집단으로 감염되면서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14일 제주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일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1명이 CRE(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내성 장내 세균종) 양성 판정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3명이 CRE에 감염됐다.

이 가운데 CRE 중에서도 강력한 항생제 내성균인 CPE 병원체 보유자는 모두 1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한 의료기관에서 10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한 것은 제주도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시작 이래 처음이다. CRE·CPE 역학조사는 감염자 수가 2명 이상일 경우 진행된다.

해당 CRE는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내성을 지닌 장내 세균으로 요로나 혈류 등 다른 부위로 유입돼 요로감염, 혈류감염, 상처감염 등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제2급 감염병으로 분류됐다.

일반적으로 CRE에 감염된 환자 또는 병원체 보유자와의 접촉을 통해 사람 간 전파가 이뤄질 수 있다.

특히 CPE의 경우 '카바페넴' 계열의 항생제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만들 수 있고 전파력 또한 강해 치료가 어려워 '슈퍼 박테리아'로도 불린다.

다행히 이들 모두 병원체만 보유하고 있을 뿐 다른 기관에 침투하지 않는 등 상태가 위중한 환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병원과 보건당국 등은 CRE·CPE 감염증이 사망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보건당국은 CRE·CPE의 외부 유입보다는 병원에서 자체 증식해 환자에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주로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는 환자가 감염될 수 있다. 현재 추가 확산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최근 전국적으로 CRE·CPE 감염 환자가 증가하는 만큼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도내에서 CRE 감염자 237명 중 10명이 사망했으며 CPE 양성률은 80% 수준이다. 양경익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