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취업난 등 불확실성
전문가 상담보다 부담 적어
운세 앱 등 비대면도 인기
"20~30대 젊은 고객층 증가"

13일 저녁 제주시 이도동의 한 점집 앞에 사주·타로 등 점을 보려는 손님들이 대기하고 있다. 고기욱 기자
13일 저녁 제주시 이도동의 한 점집 앞에 사주·타로 등 점을 보려는 손님들이 대기하고 있다. 고기욱 기자

"재미도 있지만 확답을 해주니까 마음이 편해집니다"

제주지역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 등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사주와 타로 등 점집을 찾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늘고 있다. 수요 증가로 관련 산업이 활발해지는 데다 최근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는 비대면 운세 앱까지 인기다.

최근 제주시 용담동의 한 점집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었지만 거실이 대기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해당 점집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던 손님 5명은 20대부터 중년까지 나이도 성별도 제각각이었다. 이 중 20대와 30대는 모두 3명이었다.

방 안에 앉은 점술가는 각종 고민을 듣고 사주 풀이와 신점 등을 이용해 신년운세와 연애운, 직업운 등을 점치고 있었다. 비용은 5만원이다.

친구와 함께 점을 보러 온 A씨(26)는 "취업준비생인데 친구의 추천으로 방문한 이후 자주 온다"며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지만 일이 잘 풀릴 거란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안정된다"고 말했다.

13일 저녁 제주시 이도동의 한 거리에 위치한 점집도 청년 6명이 모여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등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도내 일부 예약제 점집들은 예약이 꽉 차 최소 2주 후에야 방문이 가능한 상태였다.

직장인 B씨(32)는 "한창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데 점집을 찾은 뒤 불안감이 많이 사라졌다"며 "정신과나 전문 심리상담은 부담이 큰데 점집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맹신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미래를 알게 된 느낌이 들어 올해는 더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구직사이트 알바천국이 지난해 10~30대 160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0%가 '운세를 본 적 있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호기심(42.7%)이 가장 많았고, 이어 위안을 얻기 위해(22.9%), 스트레스와 고민을 덜기 위해(13.2%) 등이 뒤를 이었다.

높은 수요에 대면 점술뿐 아니라 비대면 점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한 인기 운세 앱은 일평균 50만회, 누적 다운로드 120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중년 이상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던 반면 요즘은 손님 중 절반은 20~30대"라며 "미래가 궁금하다는 건 그만큼 불안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고민·심리 상담의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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