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하 노무사

본인이 다니기 싫어 사직서를 쓰고 나가는 거라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그만둘 의사가 없는 사람을 압박해 본인이 스스로 사직했다고 포장해버리고 마는 회사의 인사행태가 문제라고 할 것이다.

법원은 사용자가 노동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 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사가 없는 노동자로 하여금 뚜렷한 이유 없이 대기발령을 시키고 희망퇴직신청을 하지 않으면 직권면직 시킬 것이라고 해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게 했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 2002년 10월 25일 2002두6552)고 보고 있다.

다음의 경우도 마찬가지 사례다. 문제가 있는 직원에게 회사는 책상도 주지 않은 채 대기발령을 시키더니 휴가를 명령하고 직원들에게 무기명으로 그에 대한 불만을 모두 적어내라고 했다. 거기엔 '해당 직원을 퇴출시켜야 한다' '해고시켜야 한다' '저런 직원하고 같이 일할 수 없다' '파면시켜야 한다'는 식의 자극적인 내용이 들어 있었고, 회사는 이것을 해당 직원에게 보여준다.

이것을 본 노동자는 어떻겠는가. 바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노동위원회는 동료들의 진술서를 노동자에게 보이면서 사직의사가 없는 노동자로 하여금 사직서를 제출할 수밖에 없도록 해 사직처리 한 것이므로 부당한 해고라고 판단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과정에서 회사는 한 술 더 떠 해당 노동자의 복직을 반대한다는 직원회의록을 제출했다.

이런 자료를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하는 것이 자기얼굴에 침 뱉기라는 것을 회사는 아는지 모르는지 노동위원회 사건을 진행하다보면 이런 류의 확인서를 제출하는 회사들이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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