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철 비상임 논설위원·사단법인 가치잇다 이사장

제주 인구(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통계 기준)는 2022년 67만8159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67만5282명으로 감소 현상을 보인다. 하지만 인구감소에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지속적인 증가로 지난해 12만1156명으로 최고치였고,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인구비는 17.9%로 나타났다. 특히 장수의 섬 제주답게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85세 이상 초고령 노인의 비율로 알아보는 장수도는 제주가 12.7%로 17개 광역시도 중 네번째로 높게 나타난다.

노인인구 및 장수도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고자 공공과 민간기관에서는 노인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일상생활 등을 지원하는 돌봄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노인이 나이가 들어감에도 지역사회에 계속 거주 가능한 환경(Ageing in place)을 추구하는 고령친화도시와도 부합한다.

따라서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 가능하도록 돌봄이 필요한 노인에게 가사지원, 식사지원, 방문목욕, 정서지원 등 다양한 돌봄서비스를 가정으로 방문해 지원하고 있다. 즉 최근 돌봄서비스의 상당 부분이 외부 자원을 활용해 가정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런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개인적으로 조금은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이런 돌봄서비스는 노인을 삶에서 단순히 주체적이지 않고 보살핌의 대상으로 접근하며, 일률적으로 서비스를 가정으로 방문해 제공하면서 지역사회 또는 이웃과 어울려 살아가는 기회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가정방문 돌봄서비스에 의존하게 되면서 가족의 역할과 소통이 줄어들 수 있다. 이로 인해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이라는 역효과도 발생할 수 있고, 가정방문으로 사적인 공간에 접근하면서 노인의 사생활 침해 우려와 함께 서비스 거부로도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계속 거주하며 살아가기 위해서는 돌봄서비스에 참여 기능을 강화해 이웃과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본적인 돌봄서비스 제공과 함께 노인들이 사회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과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돌봄서비스 공간조성과 다양한 자원 그리고 마을주민이 함께하는 환경을 조성해 공동체적 돌봄을 강화하고 유연한 돌봄서비스가 제공돼야 할 것이다.

이렇게 마을 단위로 구성된 조성된 돌봄 공간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거리적 접근성도 높이며, 이웃이 참여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등 개인의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마을 단위의 공동체적 돌봄서비스의 형태는 표준화된 돌봄서비스가 아닌 어르신의 욕구를 존중하며 소규모의 마을 자원과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돌봄서비스로 지원이 가능할 것이다.

앞으로 노인인구는 더욱 증가할 것이며 돌봄서비스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특히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돌봄서비스를 제공받고 주민들과 상호작용하며 어울려 생활하는 환경 속에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마을 단위로 지역성을 강조한 돌봄이 중요해질 것이다. 마을 단위의 자원 활용과 공동체성 강화를 통해 지역주민과 돌봄 당사자가 상호작용하는 노인돌봄서비스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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