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유휴공간 문화시설로 변모
최근 민간·공공 활용도 높아
"문화 향유 기회 확대 효과”

이상홍 작가가 헌 집을 직접 꾸며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의 모습. 
이상홍 작가가 헌 집을 직접 꾸며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의 모습. 

제주도내 유휴공간들이 문화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비어있던 옛 집과 건물 등을 개조한 복합문화공간을 선보이고 도시재생 등을 위해 공공에서도 원도심 유휴건물 등을 활용하고 있다.

빛의 벙커는 대표적인 유휴공간 문화재생 사례다.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이었던 벙커를 미술과 음악이 융합한 미디어아트 전시장으로 2018년 개관 이후 약 180만명의 관람객을 유치했다. 

또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오래된 옛 집이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작은 미술관으로 탄생하기도 했다.

서울출신 이상홍 작가가 헌 집을 직접 꾸며 복합문화공간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을 조성했다.

이 작가의 '아트스페이스 빈공간'은 도내 많은 젊은 작가들의 새롭고 실험적인 작품을 서로 소통하는 작지만 의미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공공에서도 유휴공간을 활용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제주도는 유휴공간이던 3층 규모의 서귀포시 옛 중문119 소방서 건물(연면적 624.22㎡)을 리모델링해 중·소규모 교육장과 세미나실 등 다목적 공간, 북카페 등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꿈꾸는 예술터' 건물 리모델링 공사는 오는 9월까지 마무리하고, 10월에 개관할 예정이다.

또 1995년 폐교한 한경면 고산초 산양분교장은 제주도와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예술곶 산양으로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열었다. 

예술곶 산양은 레지던시 운영을 통해 국내외 예술가 간 네트워크 교류와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창작 작품을 전시하며, 예술가와 주민 간 지역 연계 프로그램으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문화예술계에서 소외된 시골 마을 사람들에게 문화를 향유하는 기회도 제공했다. 지금은 예술곶 산양 입주작가들이 창작열을 불태우고 있다.

또  1916년 첫 불을 밝힌 이후 105년째 묵묵히 제주 북부 바다를 지켜온 산지등대가지역민과 관광객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제주시 제주항 인근 사라봉 중턱에 위치한 산지등대가 무인화되면서 유휴시설인 관사와 사무실, 정원 등이 카페와 서점, 전시 공간 등으로 새롭게 정비됐다. 

이처럼 유휴공간을 개조한 사례가 느는 이유는 부지 확보가 용이하면서 비교적 생활권 내에 시설이 위치해 있고, 기존 시설이 갖고 있는 건물의 '문화적인 향수'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역주민들에게는 친근함을 관광객에게는 신선함을 준다는 것이다.

도내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유휴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은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문화적 선순환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며 "더 나아가 지역의 예술가들이 이 공간을 통해 전시나 공연, 예술 활동의 기반을 마련하고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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