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1000여마리 폐사
5년간 44억1100여만원 피해
시, "올해 화재 관련 중점 지원"

지난 3일 제주시 애월읍의 한 양돈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돼지 650마리가 폐사했다. 사진=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지난 3일 제주시 애월읍의 한 양돈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돼지 650마리가 폐사했다. 사진=제주도소방안전본부 제공.

제주지역 양돈장 화재가 끊이지 않으면서 화재 예방을 위해 축산농가의 철저한 관리와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에서는 이달에만 양돈장 화재 3건이 발생해 돼지 1000여마리가 폐사했다.

지난 21일 오전 5시6분께 제주시 조천읍의 한 양돈장에서 불이 나 돼지 72마리가 폐사하는 등 1억30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앞서 지난 13일에도 제주시 한림읍 양돈장에서 불이 나 돼지 116마리가 폐사했다. 지난 3일 애월읍 양돈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돼지 650마리가 폐사하는 등 이달에만 3건의 화재로 소방서 추산 5억여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도내 양돈장 화재는 23건이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소방서 추산 약 44억11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양돈장 화재가 막대한 재산 피해로 이어지는 이유는 대부분 양돈장이 소방서와 거리가 먼 읍·면 지역에 산재하고,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 구조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내 화재안전지킴이(돈사 무선통보 시스템) 설치율이 낮은 등 화재 예방을 위한 대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도내 양돈장 257곳 중 106곳(41.2%)에 화재안전지킴이가 설치되지 않았다.

화재안전지킴이는 돈사 내부 온도와 전기 누전 등을 감지해 화재 발생시 비상벨을 울리거나 미리 입력된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화재안전지킴이사업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진행된 이후 마무리됐다. 이후 국비사업으로 축산분야 ICT 융복합사업이 추진됐으나, 화재 예방보다 사료 배급 자동화 등에 초점이 맞춰지며 농가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이에 양 행정시는 올해부터 양돈장 화재 예방을 위한 설비 등 지원 강화에 나선다.

제주시는 올해 예산 3억원을 투입해 '기후 재난 대비 축산 사업장 안전 기반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해당 사업을 통해 기존보다 화재 예방에 초점을 맞춰 냉난방기, 화재안전지킴이, 비상발전기, 자동온도조절 장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강병삼 제주시장도 최근 화재가 발생한 조천읍 소재 양돈장을 방문해 농가를 위로하고,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 지원계획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서귀포시는 기후재난 등 지원 사업에 일부 화재 예방 관련 지원이 포함됐으나 이를 더 확대하고 홍보와 예산 확보 등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양 행정시 관계자는 "최근 제주지역 양돈장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화재 예방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려고 하고 있다"며 "현재 양돈장 내 화재 예방 장비 설치 여부와 수요 등을 조사하는 등 화재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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