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3000원 오르기도
김치찌개·칼국수 전국 1위
인건비·재료비 상승 등 원인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계속 올라서 이제 국수 한 그릇도 부담스럽습니다"

26일 제주시 한 국수 전문 음식점을 찾은 A씨(37)는 메뉴판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다른 음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편하고 저렴해 고기국수를 먹으러 왔지만 메뉴판에는 1만원이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음식점은 7000원이었던 고기국수 가격을 2019년부터 올리기 시작해 지난해 1만원까지 올렸다.

이날 또 다른 유명 국수 가게도 고기국수 한 그릇이 9000원, 비빔국수 가격이 1만원 등 비교적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다. 해당 음식점의 고기국수 가격도 2021년에 8000원에서 2022년 8500원, 지난해 9000원으로 상승했다.

A씨는 "가격이 부담스러워서인지 도민들이 편하게 자주 가던 식당도 관광객이 훨씬 많이 찾는 것 같다"며 "하루가 다르게 외식 가격이 올라 이제는 식당에 가자마자 메뉴판에 적힌 가격부터 확인한다"고 토로했다.

제주지역 외식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제주지역 메뉴 중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음식은 김치찌개 백반이다. 지난해 1월 8750원에서 올해 1월 9375원으로 7.1% 상승했다.

특히 김치찌개 가격은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가격이 높았다. 가장 저렴한 대구는 7317원이다.

도내 칼국수 가격도 지난달 기준 9750원으로 지난해 9500원 대비 2.6% 상승해 전국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삼겹살 200g 가격은 1만7444원, 냉면은 9000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3%, 2.9% 올랐다.

이처럼 외식 물가가 오르면서 지난달 제주지역 외식 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2.1%를 넘겼다.

국수 전문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62)는 "인건비와 재료비, 유류세가 급등하면서 가격을 유지할 수가 없다"며 "가격을 올려도 빠져나가는 돈이 더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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