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2022년 첫 도입 운용 열악…인력·지침 등 한계 잇따라
소방서별 4명씩 16명 불과…이마저도 전담팀 아닌 구조대원
가동은 제한적 다만 지휘관 재량…소방청, 표준안 수립 기대

제주지역에서 긴급 상황 시 동료 소방관을 구하는 '신속 동료 구조팀(Rapid Intervention Team·RIT)'이 운용되고 있지만 정착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관련 예산과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7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RIT는 소방관들이 현장 활동 중 매몰·고립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투입되는 구조팀으로 제주에서는 2022년 도입됐다.

문제는 전담팀으로 구성되지 않은데다 상시 운영되지 않는 등 관련 지침도 미흡해 소방공무원 현장 안전사고 대응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제주의 경우 RIT는 제주소방서·동부소방서·서부소방서·서귀포소방서 등 소방서별 4명씩 모두 16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별도 편성된 전담팀이 아닌 모두 구조대원으로 구성되다 보니 업무 가중 등 인력 면에서 열악한 실정이다.

게다가 지침 역시 체계화되지 않았다. 현재 RIT는 상시 운영 체계가 아닌 대형화재, 대응 단계 화재에서만 가동된다.

다만 복잡한 구조물 내부 진입 등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화재의 경우 지휘관 재량에 따라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소방청은 RIT 제도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최근 전국적으로 순직 소방관이 잇따르면서다.

제주에서도 지난해 12월 1일 서귀포시 한 화재 현장에서 인근 주민을 대피시키고 화마에 맞서다 불의의 사고를 당한 고 임성철 소방장(당시 29)을 포함해 최근 10년간 모두 3명이 안타깝게 순직했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RIT 중앙 표준안을 수립해 적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2024년 업무계획을 발표했지만 시·도별 현장 적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별로 정확하고 체계적인 지침과 함께 여유 인력, 장비, 예산 등 확보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현재 소방서별로 대원들의 안전 확보와 초기 대응 확립을 위해 RIT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며 "별도로 RIT 인원이 편성된 것이 아니다 보니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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