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환자 치료 일정 차질
응급구조사 등 업무 과중
도, 현재까지 피해 3건 접수
제주대병원, 의료진 9명 영입

6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에서 환자들이 외래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고기욱 기자
6일 오전 제주대학교병원에서 환자들이 외래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고기욱 기자

"중환자실에서도 하루 만에 내보내고 간단한 시술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습니다"

6일 전공의 108명 중 7명만 남은 제주대학교병원 로비. 지난달 27일 다리 동맥이 막혀 입원한 A씨(64)는 일주일이 넘도록 치료 시술 날짜가 정해지지 않아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지난주 증상이 심해 중환자실에 들어갔는데 하루 만에 내보내서 불안감이 컸다"며 "이후 입원실에 하루만 있다가 막힌 혈관을 뚫는 시술을 받고 퇴원할 예정이었는데 시술 날짜를 잡아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제주지역 병원 전공의 집단행동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의료 현장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다행히 이날 외래 진료를 받는 환자들은 비교적 원활하게 진료와 치료를 받고 있었다.

폐암으로 혈액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를 받는 B씨(68)는 "서울 병원에서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조직검사를 못 받아서 제주로 왔다"며 "현재 30분 정도 걸리는 면역항암 중이라 큰 지장은 없었다. 절제 수술 등이 아니고 웬만한 항암치료는 주변 환자들도 다 잘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응급의료센터는 오히려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으로, 진료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현재 심정지 등 중증응급환자 외에는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전공의 업무 일부를 대체하는 읍급구조사와 간호사의 피로도는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일부는 자신이 맡은 구역이 아닌 다른 병동 병실까지 응급상황을 처리하고 있어 피로가 상당하다"며 "응급실의 경우 당장 중증이 아니라서 돌려보내더라도 갑자기 증상이 악화돼 위험해지는 경우도 있어 환자들도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이날 제주도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행동 이후 현재까지 수술 및 입원 연기 등 피해사례 3건을 접수했다. 이들은 중증환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대병원은 의료진 9명을 새로 영입해 진료를 시작했다.

신규 의료진은 외과 전호경·장성윤·최준영 교수, 안과 김성미 교수, 정형외과 안동기 교수, 방사선종양학과 김강표 교수,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조대홍 교수, 피부과 송은섭 교수, 마취통증의학과 송승은 교수 등이다.

이번 영입은 3월에 맞춰 이미 계획됐지만 의료진 집단행동으로 그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국명 제주대병원장은 "제주대병원은 전문 분야별 신규 의료진을 영입해 앞으로도 필수 의료 붕괴 위기, 지역 의료서비스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필수·공공의료 자원 확충 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대병원은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인해 기존 2개였던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1개로 통폐합하고, 내과 중환자실 운영 병상수를 20개에서 8개로 축소했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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