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수 서귀포시 주민복지과장

서귀포시는 인사혁신처 주관의 퇴직공무원 사회공헌사업 전국 공모에 1차 선정돼 지난달 2차 심사를 치뤘다. 퇴직공무원을 활용해 위기가구를 신속히 발굴하고 수시로 동네를 모니터링하며 특이사항이 있을 때 행정과 연결해서 발빠르게 지원하는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들을 안전지대로 옮기는 '복지매니저 사업'을 기획했다.

긴장감 속에서 발표가 끝나고 심사위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를 발굴하는 것은 공무원 본연의 업무 아닌가, 왜 퇴직공무원에게 활동비를 주면서 해야 하나? 활동인원이 너무 많다" 등 정확하지는 않지만 '공무원이 해야 할 일을 퇴직공무원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뉘앙스로 들렸던 것 같다. '떨어졌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며칠 후 가뭄속 단비처럼 선정소식이 바다를 건너왔다.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에는 핑계만 보인다더니 그 말이 맞나보다. 사업비가 1억원에서 조금  줄긴 했지만 예산확보가 아주 소중한 지금이기에 10억원을 얻은듯 매우 감사했다. 기쁨도 잠시 '또 직원에게 새 업무를 만들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다.

최일선 현장에서 민원에 허덕이는 직원들의 일손도 덜어주고 중앙 예산을 활용해 전문성과 행정력을 겸비한 퇴직공무원을 읍·면·동에 배치해 적극 활용해보자는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오는 29일까지 복지매니저 6명을 모집한다. 50세 이상 퇴직공무원 중 사회복지사, 간호사, 상담사 등 자격증을 소지했다면 더욱 환영이다. 이 사업이 위기에 놓인 시민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길 간절히 바라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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