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박동수씨 화상 상봉…제주경찰청 2년 5개월 조사 결실
SNS 등 활용 단서 발견…해외입양인 유전자 분석 제도 효과

5살 때 실종돼 미국으로 입양된 박동수씨(45)가 40년 만에 가족들과 상봉했다. 제주경찰청 형사과 미제수사팀이 외교부와 아동권리보장원 등과 협력한 결과 2년 5개월의 소재 확인이 결실을 본 것이다.

제주경찰청은 18일 박동수씨와 친모 이애연씨(83) 등 한국의 가족과 화상으로 상봉했다고 밝혔다. 당장 입국이 곤란한 박동수씨가 화상으로라도 얼굴을 보고 싶다는 요청에 따라서다.

박동수씨는 1980년 경남 김해에 있던 큰집에 잠시 맡겨졌지만 어머니를 찾으러 나가겠다며 집을 나가 실종된 뒤 1985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이후 박동수씨는 2001년 입국해 입양기관을 방문하는 등 가족을 찾아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2021년에는 유전자 채취도 진행했지만 당시 일치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고 2016년 미국으로 귀국했다.

그러던 중 박동수씨의 친형인 박진수씨가 2021년 10월 경남 밀양에서 실종신고를 하고 제주경찰청 형사과 미제수사팀이 사건을 이관받아 소재 추적에 나섰다.

당시 모친인 이애연씨의 DNA 채취가 이뤄졌으며 감정 결과 2022년 8월 박동수씨와 이애연씨가 친자관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이 나왔다.

그럼에도 미국의 거주하던 박동수씨의 소재는 좀처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제주경찰청 미제수사팀은 집중 수사에 착수해 SNS를 활용한 단서를 발견했고 시카고 총영사관과 협조하는 등 미국 현지 조사로 박동수씨와 연락이 닿게 됐다.

이 과정에서 박동수씨는 2023년 12월 주 시카고 총영사관에 방문해 유전자를 채취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최종적으로 올해 2월 친자관계를 확인했다.

박동수씨는 "친가족과 재회하게 된 기쁨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도와주신 경찰과 대사관, 아동권리보장원에 깊이 감사한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기실종아동 발견을 위한 유전자 검사 고도화 등 다양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해 나가겠다"며 "이번 상봉이 더 많은 실종 아동을 찾게 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무연고 해외입양인 유전자 분석 제도'가 이번 상봉의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해당 제도는 외교부와 복지부가 협업하고 34개 재외공관을 통해 무연고 해외입양인 유전자 채취 후 실종자 가족과 대조하는 제도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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