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정읍서 수확 한창
재배면적 늘고 생산량 비슷
1~2월 일조량 감소 등 영향
인건비 상승·약값 농민 부담

"인건비 상승에 기후 위기까지 농민들이 어렵습니다. 가격 안정화가 중요합니다"

18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밭에는 전국 첫 출하를 앞둔 조생양파를 수확하는 농민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들은 밭에서 뽑은 양파 중 비상품을 골라내고, 깨끗한 양파들을 15㎏들이 망에 담았다.

양파들 가운데는 알이 두 개가 붙은 형태의 '쌍구(쌍알)'와 크기가 작은 자잘한 양파들도 눈에 띄었다.

제주농협에 따르면 올해산 제주 조생 양파 재배면적은 평년 대비 16.2% 증가한 647ha다. 생산량은 지난해(3만9250t)와 유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생산량이 늘어난 재배면적에 미치지 못했고, 평년보다 약값과 인건비는 더 많이 들어가면서 농민들의 가격 걱정은 커지고 있다.

농민 김옥자씨(67)는 "올해는 유난히 쌍알이 많이 나와서 비상품이 늘었다"며 "1~2월 일조량이 적어 생산량이 줄어드는 반면 잦은 비 때문에 약은 더 자주 쳐서 약값과 인건비가 많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이 첫 수확이라 올해 가격은 아직 모르지만 가격이 손익분기점은 넘어야 한다"며 "가격이 좋을 때는 정부가 양파를 수입하면서 이래저래 농민들만 피눈물을 흘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생양파 농가 손익분기점을 맞추기 위한 가격은 1㎏당 1200원이다. 조생양파가 출하되기 전인 지난 양파 가격은 ㎏당 1월 1128원, 2월 1263원 수준이었다.
이날 농협중앙회 제주본부는 서귀포시 대정읍 양파 수확 현장을 방문해 점검에 나섰다.

제주지역은 8월 하순에 조생양파를 파종해 전국 처음으로 3월에 수확한다. 제주산 조생양파는 전국 조생양파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송영석 대정농협유통센터장은 "생산량은 최근 잦은 비로 인해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가격 전망은 나쁘지 않다"며 "이번주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최대한 가격을 높이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재춘 농협 제주본부장은 "전국에서 처음 출하하는 제주산 조생양파는 우리나라 양파 가격 형성을 결정하기 때문에 안정적 출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기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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