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달수 제주특별자치도재향군인회장

"772함 나와라/가스터어빈실 서승원 하사 대답하라/디젤엔진실 장진선 하사 응답하라/그대 임무 이미 종료되었으니/이 밤이 다가기 전에 귀대하라/…/호명된 수명은 즉시 귀환하라/전선의 초계는 이제 전우들에게 맡기고 오로지 살아서 귀환하라/이것이 그대들에게 대한민국이 부여한 마지막 명령이다/(후략)"

PCC772는 천안함 함정명이다. 김덕규 시인의 추모시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는 천안함기념관 입구에서 아직도 서해수호 임무에서 돌아오지 못한 천안함 장병들을 애타게 부르고 있다.

NLL(Northern Limit Line, 북방한계선)은 해군이 지난 70여년간 북한 도발을 격퇴하고 수차례 교전을 통해 피로써 지켜온 실질적 해상경계선이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로 지상군사분계선은 확정됐으나 해상경계선 합의는 실패했다. 이에 1953년 8월 30일 클라크 유엔군사령관은 유엔군과 우리 해군이 북한 해역을 장악한 상황이나 한반도 해역에서 우발적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NLL을 설정했다.

서해상 당시 국제적으로 통용되던 영해 기준 3해리를 고려해 서해 5개 섬(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과 북한지역의 개략적인 중간선을 NLL로 설정했다.

이에 우리가 점령했던 서해의 많은 섬에서 철수했다. 덕분에 북한은 노력없이 방대한 해역과 도서지역을 얻었다. 또한 오랜기간 NLL은 해군력이 절대 열세던 북한을 유엔군으로부터 간접적으로 보호하는 방호벽 역할을 했다. 북한이 NLL 설정후 20년 동안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다.

북한은 1973년부터 도발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도 서해에서 무력행사 위협을 가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이런 북한의 도발에 우리 장병들의 피로 NLL을 지켜왔다.

서해 수호를 위해 산화한 55호국영웅을 기리고자 2016년 천안함 피격일(2010년 3월 26일, 넷째 금요일)을 기준삼아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날'로 정했다. 이는 호국영웅들과 의지를 계승해 영토를 수호하고자 하는 우리의 결의다.

'영웅들이 지켜낸 서해바다! 영원히 지켜나갈 대한민국!' 올해 서해수호의날 슬로건이다. 서해수호 55용사의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강한 대한민국, 빛나는 자유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서해 바다에는 아직도 천안함 피격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장병들이 있다. 이창기 준위, 최한권 원사, 박경수 상사, 장진선 중사, 강태민 상병, 정태준 일병. 천안함 장병 유가족들은 승조원 구조 임무 수행중 한준호 준위가 순직하자 더 이상 희생을 볼 수 없어 수색 중단을 결정했다. 아직도 6명은 차가운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2010년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초계함 '천안함'은 지난해 신형호위함으로 부활해 13년만에 서해수호임무에 복귀했다. 이제 서해수호 55호국용사들을 우리 마음 속에서 서해수호 의지로 부활시켜야 한다. 서해를 지키는 것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재향군인회 주관으로 올해 제9주기가 되는 서해수호의날, 오늘(22일) 오전 10시 국립제주호국원에서 기념행사가 열린다. 올해 학생, 유족, 장병, 경찰 대표가 함께 55영웅들의 이름을 다시 부르면서 도민의 안보의지와 추모의 뜻을 전한다. 55서해수호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나라사랑정신을 이어가는 계기가 되도록 도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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