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업 창의융합코딩교육연구소 대표

과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길거리를 걷다 보면 신문, 학습지, 우유를 구독하면 몇달 무료나 사은품을 제공하는 등 현금과 현물로 유혹하는 암묵적 거래가 있었다. 아직도 통신사, 아파트 신규 분양 등에서 명맥을 이어가는 이런 마케팅 홍보 전략이 요즘 그럴싸하게 포장된 구독형 서비스의 토대가 된 것 같다.

구독형 서비스는 정기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제품이나 서비스 따위를 사용하는 경제 활동 방식이다. 면도기, 농산물, 전통주 등을 제공받는 정기 배송형 서비스와 정수기, 자동차 등의 상품을 원하는 만큼만 빌려 쓰는 대여 서비스, 그리고 소프트웨어, 영화, 전자책, 음원 재생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 등이 있다. 이런 구독형 서비스는 코로나19을 거치며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고도화된 디지털 시대의 현대 사회에서 구독형 서비스는 이미 모바일과 인터넷 통신 등을 통해 대부분의 가정에서 1번 이상은 경험한 서비스다. 구독형 서비스는 우리가 소비의 활동만으로 소유할 수 없거나 원가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알 수 없는 정보를 활용해 할인해주거나 보너스 혜택 등으로 시선을 끄는 마케팅을 한다.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는 상품을 정기적으로 배송 받고, 제품을 고르는 데 쓰는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가격 장벽이 낮은 탓에 소비자가 별생각 없이 구독하면 구독형 서비스가 많아져 가계지출이 늘어나는 부담의 원인이 된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경험과 가치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더불어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구독하는 것이 이전보다 더 간편해져 언제 어디서나 구독 신청이나 관리가 가능한 세상이 됐다.

지금은 주로 디지털 콘텐츠 공급자들이 구독형 서비스 모델을 이용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구독형 서비스는 인공지능 기술로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더 정교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맞춤형 구독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다. 이에 구독형 서비스 모델은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 그치지 않고 의료, 교육, 농업, 운송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될 것이다.

구독형 서비스가 발전하고 확산될수록 소비자의 사생활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이 잘 구축된, 기술과 윤리가 조화를 이룬 새로운 구독형 서비스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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