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성 제주한국병원 산부인과 부원장

평소 생리 기간이 아님에도 심한 아랫배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다. 자칫 월경 전 나타나는 증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질 분비물과 골반통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골반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골반염은 난임 가능성을 높이며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질염이나 경부염이 치료되지 않고 방치되거나 이외에 여러 원인으로 인해 자궁을 통해 침입한 세균이 나팔관이나 골반 내까지 염증을 일으켜 진행된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 질염이나 경부염, 성병의 후유증으로 생기지만 분만이나 자궁강 내 기구 삽입에 의한 병원성 세균의 전파, 성접촉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질환 초기에는 점액질의 끈적한 분비물에서 비정상적인 질 출혈, 복통의 증상이 나타나며 난관에 염증이 있는 경우 하복부통, 골반통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외에도 오심, 구토, 복부 압통 등의 증상이 있지만 자궁 외 임신, 자궁내막증 등의 증상과 비슷해 정확한 감별을 위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골반염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나팔관 주위 상처를 최소화하는데 필수적이다. 치료는 적절한 수액 공급과 항생제 투여 등으로 1~2주가량 치료를 시행한다.

그러나 골반내 고름 주머니가 형성된 경우, 약물 치료에도 변화가 없는 종괴(덩어리)가 있는 경우, 골반 내에서 고름 주머니가 터져 복막염까지 진행된다면 필요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골반염은 한번 앓으면 11%, 두번 앓으면 23%로 난임 확률이 올라가고, 제대로 치료되지 않을 경우 난소 난관 농양, 만성 골반통 등 여러 가지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골반염은 조기에 완전하게 치료하면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어 정기검진을 통해 스스로의 건강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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